국제

“기독교-무슬림 화해, 인류미래 달린 문제”

세계성공회 수장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 발언

세계성공회 수장 로완 윌리엄스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는 최근 캠브리지 대학에서 열린 범종교 컨퍼런스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교리는 근본적으로 달라서 상호 이해가 어렵지만 이웃을 사랑하라는 공통의 명제에 따라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영국 타임즈 온라인판에 따르면 윌리엄스 대주교는 현지시각으로 12일 컨퍼런스 주강사로 나서 기독교와 이슬람 교리의 차이점을 정확하게 짚어내면서도 인류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서는 양자가 평화롭게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우선 기독교와 이슬람은 각각 아브라함의 자손들로 뿌리가 같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가난한자들, 고통받는 이웃들을 돌보라는 가르침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리에서는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다. 윌리엄스 대주교는 양자의 차이점 중 첫째로 ‘자기비움’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기독교에서 ‘자기비움’은 신앙의 발로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자기 자신을 비운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생명이 주어졌다고 해석하는데 반해, 이슬람은 이것을 예수님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로 치부하고 있다.

또 그는 양자의 ‘순교’에 대한 개념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기독교에서 ‘순교’란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진리를 증거 하는 행위라면, 이슬람에서 ‘순교’는 악의 세력에 맞서 싸우는 정례화 된 수단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어진 강의에서 캔터베리 대주교는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고 기독교와 이슬람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속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지 않고서는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과의 갈등을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정부가 이슬람의 샤리아 법을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언급했다가 교계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범종교 컨퍼런스는 138명의 이슬람 학자들과 성직자들이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양자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담은 책, ‘A Common Word Between Us and You’의 출판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현지시각으로 15일에는 윌리엄스 대주교의 공저 램버스 궁전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이 함께 공존할 방법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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