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보신학의 산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 새롭게 태어났다. 신학대학원이 있는 서울캠퍼스에 연면적 2,900평 규모의 현대식 건물을 신축한 것이다.
▲한신대 신학대학원(서울캠퍼스) 본관·예배당 준공예식이 25일 오전 11시 서울캠퍼스 신축 본관 앞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
한신대는 2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재일 총회장을 비롯한 교단 관계자들, 윤응진 총장을 비롯한 학교 교직원과 동문들,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 예식을 거행했다.
신축이 처음 결의된 것은 (故) 고재식 총장 재임시절인 2002년. 당시 본관은 1958년 건립된 이래 50년 동안 사용해서 매우 노후한 상태였으며, 이에 기장총회는 2002년 제87회 교단총회에서 본관을 새로 지을 것을 결의했다.
그 해 9월 신축을 위한 전국교회 의무헌금(100분의 1 헌금 / 7년간)이 기장총회에서 결의되면서 추진에 탄력이 붙었고, 다음 해 한신대 총동문회장과 학교법인 한신학원 이사장을 지낸 김인호 목사를 중심으로 건축후원회가 출범되어 최근까지 모금이 이어졌다. 총 7년 동안 한신인들의 뜻과 정성이 모아진 셈이다.
신축에는 120억여원이 소요됐으며 이중 80% 이상을 기장총회 산하 1,600여 교회와 동문, 후원자들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축한 본관은 연면적 7,766㎡(약 2,35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컨벤션홀, 도서관, 강의실, 행정실 등이 들어섰다. 특히 낙후되기 짝이 없었던 도서관이 현대식으로 변모했다. 총 네 층 규모에 최신 시설을 갖춘 일반열람실, 멀티미디어실, 세미나실 등이 들어섰다.
본관의 명칭은 한신의 정신을 태동시킨 장공(長空) 김재준(1901-1987) 목사를 기념해 ‘장공기념관’으로 명명했으며, 지하 1층에는 장공전시실을 마련하여 생전의 유품과 서적 등의 기념 자료를 전시하였다.
본관 옆 예배당은 연면적 1,814㎡(약 550평)에 지상 3층 규모로 5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예배당 동쪽 면에 박갑영 화백이 삼원색을 통해 한신대 교훈인 ‘진리, 자유, 사랑’을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설치하였으며, 경동교회 노순애 권사의 기부금 10억 원으로 설치한 파이프 오르간이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신축 예배당을 둘러보는 사람들. 예배당은 지상 3층 규모로 55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경동교회 노순애 권사의 기부금 10억 원으로 구매한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되었다. ⓒ이지수 기자 |
준공예식에서 윤응진 총장은 이번 신축을 두고 “한신인과 기장인의 오랜 꿈이 드디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기장 소속 교회와 성도들께 감사 드린다”며 “그들의 특별한 헌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기 만료에 따라 퇴진을 앞둔 윤 총장은 “4년 전 제 90회 기장총회에서 2가지를 약속했었다. 혼란에 휩싸인 학교를 바로잡고 서울캠퍼스 본관 신축을 완료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제 이 모든 약속을 실행했음을 보고 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설교를 맡은 서재일 기장총회장은 “오늘 우리가 아름다운 건물을 갖게 된 것은, 진리의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밤낮으로 연구한 스승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세계를 이끄는 하나님의 일꾼을 세우는 한 곳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는 성공회대학교 양권석 총장, 기장총회 배태진 총무가 맡았다.
예식 마지막 순서로는 타임캡슐 환송식이 열렸다. 2059년에 개봉될 이 타임캡슐에는 한신대 69년 역사 기록물과 건축 관련 자료가 담겼다. 환송식 사회를 맡은 강원돈 교수는 “지난 해 수유리 구 본관 건물을 철거할 때 머릿돌 뒤에서 기름 먹인 종이에 김재준 목사님이 정성껏 기록한 학사 관련 문건들과 건축기록 자료들을 발견하곤 지나온 역사가 다음 세대에 얼마나 큰 감동을 주는가 깨달았다”며 “이번에 타임캡슐에 들어간 자료들 또한 후배들이 역사를 연구하고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상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멘트했다.
개강일인 8월 31일부터 학생들은 새 캠퍼스에서 학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