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하나님 나라 실현은 공공성의 실현”

손규태 교수, 심원콜로키움 주제 발제

“성서에 의하면 이 세계는 인간의 사적 영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역 즉 공적 영역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들과 동물들을 포함한 모든 만물들의 삶을 위한 영역인 것이다. 창조세계의 주인이 하나님이라는 말은 이 세계 어디에도 인간의 사적 영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성공회대 손규태 명예교수가 공공성이란 관점에서 성경의 구약과 신약을 조명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28일 향린교회(담임 조헌정 목사)에서 열린 제2회 심원콜로키움에 강사로 나선 성공회대 손규태 명예교수가 “하나님 나라의 실현은 공공성의 실현”이라고 주장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창조주 하나님의 공공성 실현에 큰 장애가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손 교수는 그 사건을 아담의 타락이라고 했다.


그는 이 타락사건에 대해 “하나님의 공공성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인간세계의 공공성에 대한 도전”이라며 “그는(아담은) 하나님이 금지한 생명나무 과일의 탈취를 통해서 그에게서 소외되고 그 아들 가인은 동생을 살해, 그 동생으로부터 소외됨으로써 하나님의 형상 즉 공공성을 파괴해 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공공성 실현을 포기하지 않은 채 출애굽 사건을 통해 회복시킨다. 

손 교수는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노예상태에서 구원해 냄으로써 인류사에서 하나님의 공공성 회복 즉 해방의 사건을 서술하고 있다”며 “따라서 출애굽기의 해방 사건은 인간들의 공공성의 회복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신약성서에서 하나님의 공공성의 실현은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으로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손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출현은 요한복음에 나타나 있는 대로 전체 인류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공공성을 파괴하고 지은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의 사건이었다”라고 했다.

공공성의 실현은 ‘정의’란 개념을 그 바탕으로 한다. 그러면 성경에서 말하는 ‘정의’란 뭘까? 손 교수는 마태복음 20장의 ‘포도원 품꾼 비유’를 들어 ‘복음적 정의’(justitia evangelica)를 언급했다. 바르트의 말을 인용한 손 교수는 ‘복음적 정의’란 “공로에 의한 대가로서의 의인이 아니라 공로 없이도 주어지는 권리인 것이다”라고 했다.

손 교수는 또 공공성 실현의 모델을 하나님 나라 종말론과 사회적 유토피아에서 찾았다. 기독교적 종말론과 인문주의적 유토피아가 그 실현에 있어 방법상의 차이가 있음에도 그 지향점은 같을 모양일수 있다는 말이었다.

마지막으로 손 교수는 “하나님 나라 공공성의 실현을 위해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진보 지식인들까지 수용할 수 있는 담론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공공성 신학이 가진 중요성을 말했다.

손 규태 박사가 말하는 공공성 신학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독교윤리학적 관점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정치적 책임성과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동안 정치 신학적 영역에서 수많은 학자들이 오늘날 신자유주의적 세계체제에 대응하여 교회의 정치적 경제적 책임성의 차원에서 신학적 주제들은 선택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성서적, 신학적 응답들을 해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둘째= “오늘날 신학이 공공성의 영역에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선교 신학적 관점에서 오늘날과 같이 발달된 다양한 통화수단들과 함께 등장한 소통가능성들에 직면하고 복음전달의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제반 세속적, 상업적 요구에 매몰된 대중들과의 제약된 소통가능성에 직면해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려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셋째= “오늘날 신학이 이 공공성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직신학적 관점에서 공공성은 거대시장과 그들이 장악한 대중매체에 의하여 조정됨으로써 구조변동을 겪은 화폐권력에 의하여 식민지화된 생활세계에서 개인주의와 소비문화에 매몰된 대중들을 일깨우고 해방시키며 비판적 대중으로 거듭나게 할 수 있는 방안들, 특히 비판정신과 합리성으로 무장하여 공동체적 연대성의 재구성을 위한 이론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성서핵석의 방법들을 찾기 위한 관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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