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선 한일 기독 장애인교류세미나가 열려 한일 양국간 참석자들이 장애인 신학을 논했다. 이날 특히 일본측 발제자인 테라조노 요시키 목사(西南學院院長)는 “장애자에 대한 시각과 관점은 마이너스의 가치가 아니다”며 “하나님의 벌이 아닌 하나님의 선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 장애인 신학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NCCK 장애인소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기독교 장애인교류세미나엔 일본측 테라조노 요시키 목사, 김조남 장로(재일대한기독교회 나고야교회) 그리고 한국측 이계윤 목사(나사렛대학교 인간재활학과 교수), 김종복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연수제일교회) 등의 발제가 각각 이어졌다.
특히 칼 바르트 신학의 최고 권위자인 요시키 목사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들을까’란 주제로 강연을 했으며 “장애인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며 예수님의 관점에는 ‘하나님의 일’을 나타내기 위한 존재, 소명을 받은 사람으로서 이해하고, 장애인에 대해 제자들의 관점이 아닌 예수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빗대어 장애인을 위한 ‘장애자 예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장애자가 되었다”며 “장애자 예수의 부활 사건은 장애의 가시를 제거하는 것으로서, 장애도 인간에 대한 풍성한 은혜의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로 요시키 목사는 “장애자에 대한 시각은 ‘십자가의 그리스도론’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장애인의 의’는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고통 속에서 존재하는 것에서부터 ‘義’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측 이계윤 목사가 ‘한국 장애인복지선교의 현황과 과제’란 주제로 한국의 장애인선교복지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며 “장애인에 대한 용어를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長愛人(eternal love, Paul Tillich), 길게 사랑해야 할 존재로 표현할 것을 제안했다.
이 목사는 “장애인 선교의 방향은 장애인의 참여뿐 아니라 장애인들이 주역으로 나설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기 계획으로 한국과 아시아 지역의 장애인 선교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장애교류세미나 참석자들은 세미나 마지막날 현장 방문차 참석자들은 히사야마료육원(久山療育園)을 방문했다. 이곳은 1967년에 일본침례교회 목사가 <심신장애아에게 헌금을!>이란 구호를 주창한 것으로 유명하다. 1976년 9월 세계 유일의 병원, 교육, 복지 복합시설로서 개원한 심신중증장애인 시설이다.
현재 의사 6명, 간호사 40명, 보육, 교육, 양호 지도사 등 180여 명이 상근하고 있으며, 창립 성구는 고린도후서 4장 18절이다. 시설의 목적은 중증장애인과 함께 살기(共生, MIT-LEBEN), 장애 어린이들이 세상의 빛으로! 사회의 중심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번 장애인교류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분과별 토의를 통해 몇가지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교회의 설교 속에 ‘장애인’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여, 일반 성도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이 미흡하다.
△ ‘장애인 예수’라는 용어는 익숙하지 않은 표현으로서, 향후 성서신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 예수의 (십자가)고통이 하나님의 영광인 것처럼, 장애인의 고통도 하나님의 영광이 될 수 있다.
△ 장애인의 자립생활, 인격체로서의 존엄, 노령화, 장애인 교역자의 청빙 등의 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 여성 장애인에 대한 신학적 도전이 필요하며, 생명∙생태적 접근이 요청된다.
△ 한일 양국의 <성경 수화번역>의 완역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다.
△ 2010년 제 5회 韓日 장애인교류세미나는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하다.(서울外 지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