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신학연구소 이재천 소장은 쇠퇴하고 있는 서구 유럽교회가 아닌 다이내믹한 한국교회만이 21세기 미래교회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리타스 |
올 가을 기장신학연구소(소장 이재천)가 ‘교회론의 정립’을 시작으로 21세기 미래교회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10일 <목회적 비전을 담은 교회론의 정립>이란 주제로 첫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가 시작되기 직전 연구소를 관장하는 이재천 소장을 만났다.
이재천 소장은 인터뷰에서 “21세기 미래교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역할을(미래교회 비전을 제시하는 등의) “다이나믹한 선교적 열정을 갖고 있는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다”고 평했다. 국가교회 체제 안에 선교적 열정이 식을 대로 식은 서구교회에선 ‘미래교회의 비전’을 찾기란 실제로 어렵다는 전망에서였다.
그렇다면 21세기 미래교회의 비전을 누가 달성할 수 있을까? 이재천 소장은 그 주체를 “개교회가 아닌 교단”으로 분석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교회들 역시 생존을 위한 경쟁의 대열에 서게했고, 그런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은 개교회들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만한 대형교회로 몸집을 불렸다.
이재천 소장은 그러나 이들 교회들에 대해 “지역사회 내 선교적 측면에서 봉사를 할 수 있겠으나 미래교회의 비전을 제시할 주체가 될 수는 없다”는 냉철한 분석을 했다. 이재천 소장은 “교회의 핵심은 네트워크”라며 “어느 하나는 살고, 어느 하나는 죽는 생존 경쟁 대열 선상에 있는 독자적인 개교회가 ‘미래교회 비전’이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 이재천 소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2019년. 민족 앞에 다시금 희망을 던져줄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베리타스 |
이재천 소장은 교회의 네트워크의 기본 단위인 ‘교단’이 미래교회 비전을 제시할 주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교단이 한국교회 앞에 한국사회 앞에 새로운 삶의 양식을, 이론이 아닌 실천. 즉, 몸으로 실현시키는 일을 통해 미래교회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소속된 교단인 ‘기독교장로회’를 샘플로 삼아 미래교회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재천 소장은 △ 교단의 재구성 문제 △ 지역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문제 등에 관련된 신학적 논의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이재천 소장은 미래교회의 비전을 제시할 시점으로 1단계 2019년, 2단계 2030년을 꼽았다. 2019년은 일제 식민지 하에 민족애로 똘똘 뭉친 한민족의 기상을 보여준 3.1 운동이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재천 소장은 “민족 앞에 ‘희망’을 보여준 3.1 운동에서 기독교가 중추적 역할을 했듯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또다시 민족 앞에 그리고 사회 앞에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2030년을 꼽은 것은 한 세대가 가고, 다음 세대가 오는 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재천 소장은 “2030년을 한국사회의 질적, 구조적 변화와 아울러 한국교회의 리더십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변화에 수용적이고, 긍정적인 차세대 그룹들이 교단의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천 소장은 이 같은 21세기 미래교회의 비전 제시를 위해 그 첫 사업으로 서구교회들의 교회관을 집중 분석하는 한편, 오늘날 교회의 현실과 문제점 등을 살펴보는 세미나를 갖기로 했다. 전자는 올 가을에, 후자는 내년 봄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