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국경없는 기독교인들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길"

독일개신교연합회(EKD) 임원단 루터교 방문

▲ 환담회 후 한국루터교 관계자 및 독일 개신교 연합회 임원단 사진촬영 ⓒ김태양 기자

한국루터교회(총회장 엄현섭 목사)는 16일 오후 5시 루터교 회관에서 볼프강 후버(Dr. Wolfgang Huber) 등 독일 개신교 연합회(Evangelishe Kirche in Deutschland, EKD) 임원단 12명을 접견하고, 환담을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엄현섭 총회장은 한국루터교회의 간략한 역사와 다양한 사역 및 성과들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우리는 다른 교단을 돕는 일을 열심히 해왔다”며 ”루터교가 한 때 교인이 부족해 많은 일들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사역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매스미디어 선교의 모든 비용들을 외국의 지원에 의존하기도 했지만 이제 우리는 교회를 성장시켜서 교단에서 스스로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0주년이 되는 해를 맞이해 “2058년에 500개 교회를 설립하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고도 했다.


독일 개신교 연합회의 마르고트 캐제만(Margot Kaessmann) 박사는 한국루터교회의 환영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독일 개신교 연합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했다(지난 기사 참조-독일개신교회협의회 임원단 오는 15일 방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초청으로 방한했음을 밝힌 캐제만 박사는 “독일이 분단되어 있었을 때 기독교인들이 서독에서 동독을 방문하고 또 동독에서 서독을 방문했던 일은 독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며 “기독교인들은 경계선을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기독교인들이 경계선을 넘어가는 일이 한반도의 통일에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캐제만 박사는 “독일이 분단되어 있을 때 동독에서 라이프치히 등지에 있던 기독교인이 평화의 복음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일은 역사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아시다시피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폭력이 이루어졌고 독일의 경우에도 위험이 컸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의 역할로 인해 평화적으로 통일이 되었다. 우리가 배웠던 점들 중 하나는 기도가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고 온 대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 경험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한국 사람들도 똑같은 경험을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개가 끝나자 후버 회장은 한국 루터교회가 NCCK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엄현섭 총회장은 한국루터교회를 시작한 미국의 미조리(Missouri) 의회가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 USA)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엄현섭 총회장은 소극적이나마 NCCK 를 지원하고 있음도 더불어 밝혔다. 그는 “NCCK 산하 기구 중 기독교 사회봉사기구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고 NCCK 산하의 기독교방송 CBS에 루터란아워(Lutheran Hour)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내보내며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NCCK에 가입은 하지 않았으나 세계 교회와 협력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전했다. 엄 총회장은 루터교 세계 연맹(LWF)과 한기총 가입을 통해 세계 및 국내 교회들과 연합해 활동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 한국 루터 교회의 신앙고백과 신학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묻자, 엄 총회장은 “루터 신학을 더 열심히 배우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무엇이 장로교 등 다른 교단의 신학과 다른지를 가르친다”고 전제하고서, “작년부터 루터학회를 창립해 루터의 사상을 다른 교파와 교단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 순서에서 본지 기자가 “한국 교회에 루터교와 루터교의 신학이 줄 수 있는 차별성 있는 메시지는 무엇이냐”고 묻자, 엄 총회장은 "한국 교회의 문제는 세속화에 있으며 신앙보다는 물질과 세속적인 방법을 가지고 교회를 운영하는데 있다고 진단한다”며 “이에 대한 루터교의 입장은 솔라 피데(sola fide, 오직 믿음으로만), 솔라 그라시아(sola gratia, 오직 은혜로만),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 오직 성경으로만) 이 3가지 솔라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엄진석 박사(총장대행)는 "특별히 한국교회에는 루터의 소명교리가 대단히 필요하다고 본다”며 “모든 한국의 기독교인이 자기 처소에서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 때 한국교회는 더욱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상당히 율법주의화되어 있는 한국교회에 루터가 가르쳐 준 율법과 복음의 구별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북한 방문 의지를 밝힌 데 대한 추가적 설명을 당부하자, 후버 회장은 "내가 독일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한반도의 분단이 매우 비자연적이고 비역사적이고 비문화적인 것이라는 사실이다”라며 “아직 불분명한 것들이 많지만, 우리는 한반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다. 북한에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북한 사회 속에서 기독교인들의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교회들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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