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목사(경동교회 담임)가 성만찬 예식을 통한 교회 일치 운동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박종화 목사는 27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원장 정지석)이 주최한 ‘새길신학아카데미’에서 교파마다 다른 성만찬 이해를 설명한 뒤 “성만찬을 통한 교회 일치는 정말로 불가능한가?”라고 질문 던지고, 이에 대해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종화 목사(경동교회)가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주최한 '새길신학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베리타스 DB |
먼저 박 목사는 “서로 다른 교파끼리 설교를 교환(소위 강단 교류)하는 경우는 많은데 예전을 교환하는 경우는 세계에서도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는 성만찬에 대한 해석과 적용이 교파마다 다르기 때문인데, 예컨대 성만찬에 쓰이는 떡과 포도주가 성만찬에서 실제 예수의 살과 피로 변한다고 믿는 ‘화체설’을 정론으로 받아들이는 천주교인이 개신교의 성만찬에 참여하는 것은 ‘교리상 어긋난다.’ 개신교는 ‘공재설’(예수의 살과 피가 영적으로 임재) 또는 ‘상징설’(예수의 몸과 피에 동참한다는 상징적 행위)를 따를뿐더러, 베드로로부터 전승된 사도직을 부여 받지 못한 개신교 목사가 축성한 떡과 포도주는 실제 예수의 살과 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 박 목사는 자신이 담임하는 경동교회에서 한독교회 간 교류를 하며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목사는 각 교파가 예전적 전통을 뛰어 넘어 ‘교회 일치’를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만찬의 ‘본질’을 기억할 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
박 목사는 “성만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뭔가?”라고 성만찬의 ‘본질’에 대해 물은 뒤, “그것은 ‘떡’과 ‘포도주’가 어떻게 변하느냐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성만찬의 ‘참여자’가 ‘새 사람’ 되는 변화를 체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성만찬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성만찬의 중심이 떡과 포도주가 아니라 바로 참여자에게 있다는 것만큼은 모든 교파가 동의할 것이다. 이에 각 교파가 함께 성만찬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성만찬 공동 거행’의 가능성을 역설했다.
또 실제로 장로교인 경동교회와 성공회인 서울주교좌성당이 매년 교환예배를 드리는 가운데 서로의 교회에서 성만찬을 집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교환예배의 5회 때까지만 해도 사제가 집례하는 성만찬을 옆에서 돕기만 했는데 차츰 성도들에게 인식의 변화가 와 지금은 자신이 직접 성공회 성당에서 성만찬을 집례하고 있다며, “굉장한 변화”라고 말했다.
박종화 목사는 이날 ‘21세기 세계 에큐메니컬 신학의 주 쟁점들’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으며, “에큐메니컬 운동은 세계 교회가 서로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분모’를 찾기에 노력함으로 더 큰 선교의 역사, 평화와 자유, 구원의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