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령 사모아 파고파고에 있는 타푸나 국제공항을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Google Earth |
어제 새벽(현지시각으로 30일 오전) 사모아를 덮친 쓰나미(지진성 해일, seismic sea wave)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실종됐다.
사모아(서사모아) 지역과 미국령 사모아 전역에 걸친 쓰나미는 새벽녘에 리히터 규모 8.3에 이르는 강진이 일어난 후 몇 분 만에 발생했고, 현지에 거주하던 이들은 이를 피할 여유조차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목격자와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강진이 발생한 이후 최고 7.5m에 이르는 파도가 일었고, 발생 20분 만에 해안 근처에 있던 사람과 건물을 휩쓸어갔다.
수요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령 사모아를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최대한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오바마는 "연방 비상사태 통제국은 응급 구조대와 긴밀하고도 지속적인 연락을 취하도록 하고, 미국 해안 경비대는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한 지역에 구호물자를 충분히 지급하라. 우리는 (미국령)사모아와 그 지역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지시하며 구호 활동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밝혔다.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는 구조 활동과 피해 복구 지원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사모아 등 남태평양 도서국을 비롯한 쓰나미 피해 국가에 긴급 구호자금 15만유로(2억6000만원)를 지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구호자금이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의약품, 식수, 이재민 대피소 등을 마련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사모아 카리타스(Caritas) 대표인 플레티니 투알라(Puletini Tuala)에 따르면, 교황청 산하로 카톨릭 교회의 자선, 구호, 사회복지,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카리타스를 포함한 종교 관련 단체들은 고지대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있으며 , 그 지역 거주자들에게 우선권이 있는 대피소들을 설립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현재 국가재난팀(The National Disaster Team)과 국제적십자사도 카리타스와 공동보조를 맞춰 구호활동을 전개시켜 나가고 있다.
<참고>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있는 사모아 제도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동북쪽에 있는 남태평양의 대표적인 화산섬이다.
사바이, 우폴루, 투투일라 등 9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사바이와 우폴루 섬 등은 (서)사모아에 속하고, 투투일라 섬 등은 미국령 사모아에 속한다.
뉴질랜드 북동쪽의 사모아 제도는 19세기 말 미국과 영국, 독일의 협정에 의해 독일령 서사모아와 미국령 동사모아로 분할됐다. 서사모아는 1962년 독립국이 됐으며, 1997년 서사모아에서 사모아로 국명을 변경했다.
사모아인 대부분인 21만 9천명이 서사모아에 살고 있으며, 6만 5천 6백명 정도가 미국령 사모아에 살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사모아 제도에서 남서쪽으로 204km 떨어진 해저 85km 지점으로 알려졌으며, 쓰나미로 인한 피해는 서사모아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