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숙 전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가 5일 이화여대 신대원이 주최한 공개강좌에서 에큐메니컬 운동의 여성 참여에 대해 강연했다. ⓒ이지수 기자 |
한국교회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인 '한국교회여성연합회'의 총무를 2001년부터 8년간 지낸 이문숙 목사가 에큐메니컬 운동에서의 여성 역할을 모색하며, 여성이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5일 이화여대 신대원이 주최한 공개강좌 '여성, 목회현장의 소리를 듣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문숙 목사는 한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새가정사(기독교 가정잡지)에서 핵심인력으로 활약했다. 또 예장통합, 기감 등 6개 대형교단의 여신도회가 가맹되어 있는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로 재직하는는 동안 여성 목사 안수에 반대하는 대형교단에 대해 여성 신학자들, 목회자들과 연대하여 비판 여론을 형성하는 등 갖가지 운동을 펼치며 한국교회 여성들의 권익 신장에 기여해왔다.
이번 강연에서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여성이 에큐메니컬 운동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를 여성의 '소통 능력'에서 찾았다. 타 교파, 종교와 대화하는 에큐메니컬 운동에서 소통 능력은 필수적인데,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이 면에서 우월하다는 것.
이 목사는 한국교회에서 남성 목회자들이 '1인 권력자 체제'로 군림하는 동안 '소통 부재'라는 부작용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 1인이 절대권위를 갖는 구조 속에서 한국교회는 세계에 유례 없는 성장을 이뤘만, 빠르게 성장한 만큼 빈약함도 컸다"며 가부장제적인 권위주의, 개교회주의, 성장제일주의가 만연해져 타 교파, 종교, 사회와의 소통 부재 현상이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컬 운동을 통해 타자와 소통해야 하며, 운동의 전반에 여성성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벨탑 이야기에 빗대어 여성성을 옹호하기도 했다. 벽돌은 '획일성'을, 역청은 '완전한 차단'을 의미하는데, 벽돌과 역청이 갖는 남성성을 뛰어 넘어 돌의 '다양성'과 흙의 '느슨함'을 한국교회가 취해야 한다고 전하고, "돌과 흙이 빚어내는 공간 사이로 이웃이 드나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여성연합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을 소개하며 "통일문제, 정신대 피해여성 문제, 탈북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활발하게 활동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해 여성 주도적인 에큐메니컬 운동의 가능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에큐메니즘에서 강조하듯 교회는 흩어져서 사회의 타자들과 연합해야 하는데, 이 일에 여성들이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때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