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선 NCCK 국장 ⓒ이지수 기자 |
여성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WCC 실행위원에 선출된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해선 국장이 12일 이화여대 신대원 공개강좌에서 “사역하면서 제일 힘든 것은 여성 평신도라는 편견에 부딪힐 때”라고 밝혔다. 또 “편견의 벽이 높을수록 적극적으로 사역하여 여성 사역의 새 길을 내야 한다”며 여성 신학도들을 격려했다.
한국염 목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이문숙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 전 총무)에 이어 3번째로 공개강좌에 초청된 정해선 국장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운동의 중심인 NCCK에서 올해로 8년째 사역하고 있으며, 국제 에큐메니컬 기구인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WCC(세계교회협의회)에서도 중책을 맡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여성’이자 목사안수를 받지 않은 ‘평신도’로서, 이날 강좌에서 여성 평신도로서 사역하는 고충을 털어 놓았다.
정 국장은 “가장 열려 있는 기독교단체 중 하나인 NCCK에서도 ‘고달프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종종 나온다”며 “목사안수 받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것, 그게 한국교회의 현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예로 NCCK에서 ‘목회자’ 간사와 ‘평신도’ 간사가 받는 월급이 달라 ‘같은 직분인데 왜 다르냐’고 물어보니 ‘NCCK가 교회조직이니 교회 목회자를 우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이에 월급 조정 시마다 건의해 결국 같은 월급을 받게 됐다. 정 국장은 “고작 5만원이 아쉬운 게 아니었다. 내가 지금 바꾸지 않으면 앞으로 들어올 여성 사역자들까지 차별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또 “NCCK에 화해통일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등 많은 위원회가 있는데 이를 가맹 교단 목회자들이 자신의 교단 사람들에게 서로 맡기고 싶어 하다보니, 여성 평신도에게 돌아오는 일은 대개 부차적인 일”이라며 “쓰라리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평신도차별은 한국교회의 여러 현장에서 발견된다며 “목회자 수급 불균형의 원인을 ‘여자도 안수 받아서 그렇다’며 괜스레 여성에게 갖다 대거나, 평신도를 ‘고갈되지 않는 인적 자원’으로 여기며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해선 국장이 던지는 격려는 “더 적극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도전이다. 그는 “현실을 아는 건 아프지만 누군가는 이 현실을 변화시켜야 하지 않겠냐”며 “적극적으로 끼워 달라 하고, 일을 달라 하고, 일을 주면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 찾기’에 대한 구체적인 팁으로 ▲관심분야를 확실히 할 것 ▲관련기관에서 운영하는 기행, 세미나, 심포지엄 등에 참여하여 간접 체험해 볼 것 ▲관련기관의 파트타임, 인턴 등으로 근무하며 직접 체험해 볼 것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정 국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사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사역을 통해 말씀과 성례전에 대한 신앙고백을 몸으로 살아낸다는 보람과 기쁨 때문”이라는 잔잔한 고백으로 강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