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 ⓒ베리타스 DB |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가 기독교의 ‘예수 부활 사건’을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14일 ‘제3회 갈릴리복음성서학당’에서 강의했다. 갈릴리복음성서학당은 김 교수가 전도목사로 있는 삭개오작은교회에서 여는 신학강좌다.
부활 사건은 기독교 발생에 핵심적인 사건으로서 이를 이해하지 않고서 기독교를 제대로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죽었던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는 기적 같은 사건은 합리적 역사이성과 실증적 과학사상으로 무장한 현대인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되어가고 있다. 김 교수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부활 사건은 어리석은 맹신자들이나 믿는 ‘거대한 신화적 스캔들의 우연한 확장 사건’”이라며 이에 ‘부활 신앙’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가르침이 요청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6가지 설명을 통해 현대인에게 제시할 ‘부활 신앙’을 구성했다.
6가지는 첫째, 예수의 십자가상에서의 죽음은 ‘진짜 죽음’이었다는 것. 일각에서 이해하듯 ‘죽어도 죽을 수 없는’ 생명력이 발동하여 죽지 않고 살아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대교회 증언자들은 예수라는 종교창시자의 초능력을 증언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들이 존경하고 사랑했던 스승 예수가 ‘진실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죽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부활 사건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전능에 의해 가능했다’는 두 번째 설명이다. 김 교수는 “부활 사건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전능에 의한 사건”이라며 이를 뒷받침하는 구절로 사도행전 2장 24절 ‘하나님께서 그를(예수를) 사망의 고통에서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 매여있을 수 없었음이라’를 들었다.
또 이 구절 후반부 ‘그가 사망에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가 의미하는 바는 ‘하나님이 예수의 사랑과 헌신, 신실의 참된 삶은 죽음이 지배할 수 없을 만큼 지고한 것임을 인정하셨다는 것’이라며 부활 사건이 가능했던 원인을 ‘하나님’에 두었다. 덧붙여 “부활 신앙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과 신실성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된다”고 강조했다.
셋째, 부활 사건은 단순히 ‘시신의 소생’이 아니라고 전했다. “부활전승 중 빈무덤 설화가 예수 ‘몸’의 부활을 증언하고 있으나 그것은 단순히 ‘죽은 시신의 소생’을 증언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그들은 ‘새로운 형태의 육체’(new mode of physicality), ‘변화된 영체’(transformed spiritual body)가 나타났음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영체’(spiritual body)에 대한 설명과 같은 소위 ‘비과학적인 설명’을 현대인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넷째, “부활 증언의 사실성 판단을 소위 ‘과학적 세계관’의 실증적 검증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첨단의 현대과학도 이 세계의 인과를 모두 설명할 수 없는 ‘잠정적 작업가설 체계’에 불과하며, 진정한 과학자는 인간이 감지, 분석 가능한 실재(reality)를 ‘닫혀진 세계’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과학이 세계의 온 신비를 판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하나의 ‘종교적 신념’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섯째, 부활 사건에 대한 복음서의 기록에 일치성이 없는 것은 약점이라기보다 도리어 부활 사건의 진실성을 증언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기록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복음서의 기자들이 미리 단합하여 조작 증언 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이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성서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이기도 하다”며 부활 기록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여섯째, 김 교수는 부활 사건이 지니는 의의에 대해 전했다. 이는 부활 사건이 그 자체로 지상 세계의 ‘희망’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대교회 제자들이 지녔던 부활 신앙의 초점은, 의롭게 살다가 희생된 자는 죽은 후 어떻게 되냐는 ‘사후의 문제’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부활 사건을 계기로 불의와 위선, 사악함이 지배하던 옛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생명의 시대가 이 땅 위에 도래했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악(惡)이 맹위를 떨칠지라도 결국은 사랑과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확신하는 ‘세계관의 근본적인 혁명’이 부활 사건을 계기로 일어났다는 것이다.
김경재 교수는 “기독교 신앙은 부활 사건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그 운명과 성격이 결정된다”며 부활 사건의 올바른 이해를 강조했다. 또 ‘부활 신앙’과 함께 균형을 이뤄야 할 것이 ‘역사적 예수’에 대한 탐구라며,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신앙을 견지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