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회의원들이 최근 개회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는 전통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불거지자 이를 공론화하기로 했다고 AP가 전했다.
호주 의회는 영국 식민지였던 1901년 의회가 출범한 이례 개회 때마다 전 의원이 주기도문을 외는 전통을 지켜왔는데 소수당인 녹색당 대표 밥 브라운 상원의원이 1997년 주기도문 대신 30초의 묵도로 이를 대체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찬반논쟁이 시작됐다.
주기도문을 외는 전통에 반대하는 이들은 1901년 의회출범 당시는 기독교가 호주 사회를 대표하는 종교였지만 오늘의 호주는 정교가 분리된 국가로 다양한 종교를 믿는 이들을 대표해야 할 의회에서 주기도문을 외는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케빈 러드 호주 총리를 비롯 최대 야당인 자유당 말콤 턴벌 대표 등 주요 정당 소속 의원들은 주기도문을 외는 전통을 지지하며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해리 젠킨스 하원의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일 불거지고 있는 주기도문 논쟁을 공론화시킬 필요성이 있다”며 “찬반의견을 모두 수렴해서 결론을 얻고자 한다”고 전했다.
반대 의견을 펼치고 있는 브라운 의원은 우선 내달부터 상원 개회시에 주기도문을 외는 순서가 끝나면 기독교를 믿지 않는 의원들을 위해 30초간 묵도하는 순서를 마련해 달라고 제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