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영 교수 |
국내 이주민문제가 최근 몇 년 사이 불거지면서 실천신학적인 접근이 많이 있어왔다. 그러나 대부분 정치적, 사회적 접근이라 “이주민 개개인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이론적 뒷받침으로써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수영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목회신학)는 최근 발표한 논문 ‘다문화 한국사회에서의 목회상담연구’에서 이주민들을 위한 ‘목회상담학적인 연구’가 시작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그간 사회학, 정치학 등을 중심으로 다문화주의에 대한 소개나 논의가 이루어져 왔지만, 목회적 돌봄 및 상담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영권 교수(연세대 신과대)가 탈북자의 스트레스에 대한 목회상담적 대처방안을 연구하고, 전우택 교수(연세대 의과대)가 탈북자의 정신건강에 대해 연구했을 뿐, 외국인노동자나 외국인 이주여성에 대한 기독상담계의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주민들을 위한 정부 정책에도 이주민들의 ‘심리’는 고려되지 않고 있다. 권 교수는 “정부 주도하에 추진되는 ‘다문화 정책’은 다인종 다문화를 인정하며 이주민 개개인의 문화적 역량을 세워주는 정책이 아니라, ‘한국인’을 중심으로 타 인종과 문화를 포섭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 시행하는 이주민들을 위한 상담 및 심리치료의 수준도 ‘상상 이하의 수준’이라며 “한국민족연구원이 발행한 자료를 보면, 이주민의 36.4%~40.0%가 약물(알코올)상담이나 가정 폭력 및 학대 상담 등에 상담서비스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답했다. 또 상담현장에서 한국어 능력 미달로 인한 의사소통 문제도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기독교상담자들, 기독교상담학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권 교수는 주장했다. 권 교수는 “이미 이주민 사역에 대해 다양한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기독교단체나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기독상담학계에서도 다문화상담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에서 권 교수는 이주민들을 상담하는 데 있어서 상담자가 갖춰야 할 자질로 ‘문화심리’에 대한 이해를 꼽고, 이에 대한 이론적 설명과 함께 임상 과정을 탐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