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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사무엘 코비아 총무, 봉수교회 설교 전문

저희 WCC 대표단은 동서남북 4개 대륙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가 속한 대륙 대표로서, 그리고 WCC 대표로서 인사말을 전합니다. 저는 특별히 지난 몇주 동안 방문했던 그리스와 나의 조국 케냐 그리스도인들의 안부를 전합니다. 저는 여행 중 설교를 할 때 보통 WCC 관계자나 제가 지난 주일 설교를 했던 케냐의 그리스도인들의 안부를 전하곤 합니다.

저는 보통 조국 언어인 스와힐리어로 인사하기를 좋아합니다. 저희 나랏말로 “안녕하세요”란 말을 하나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잠보”입니다. 제가 “잠보”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잠보 바나”라고 하시면 됩니다. 정말 아주 쉽습니다. 이렇게 스와힐리어를 하시는 여러분들을 대하니까 너무 기쁘네요. 잠시 성부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기도하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우리가 나누고자 하는 성경 말씀은 고린도전서 12장입니다. 에베소에 있던 바울은 고린도의 새로운 교회에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고린도에 새로 세워진 교회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교회 내 분란이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대적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바울은 분란을 해결하기 위해 강렬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교회를 ‘한 몸’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한 몸입니다.

몸은 많은 부분이 있지만 한 몸이라고 바울은 말하고 있습니다. 몸은 하나일 뿐만 아니라 하나라 남아 있어야, 즉 연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몸의 각 부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몸의 각 지체들이 서로 협력할 때 몸은 전체가 됩니다. 따라서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고린도 교인들을 향해 서로를 몸의 한 부분인 것처럼 여기라고 권면합니다. 왜냐하면 몸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몸의 각 부분이 서로 잘 협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몸의 어떤 부분일지라도 안중요한 부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눈이면 눈, 귀면 귀, 팔이면 팔 등 한 지체가 없이 그 몸이 제대로 기능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각자 다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울은 모든 사람이 서로 용납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지체가 없이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아침에 두 가지를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는 서로 돌보기 위해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이뤄진 연합을 지속적으로 유지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몸에 대한 비유는 교회는 물론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한 나라든 많은 나라든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서로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을 돌본다는 것은 바로 이같은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세상에 비극이 있을 때 우리는 그 비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합니다. WCC도 자연재앙이나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위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인도네시아 지진이나 필리핀 홍수, 태평양의 쓰나미 같은 자연 재앙 아래 지구촌 사람들은 서로를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왜냐하면 만약 우리가 한 몸이라면, 몬의 한 부분이 고통받을 때 몸 전체가 곧 고통받기 때문입니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의 한 부분이 고통받을 때 우리는 그런 고통을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느껴야 합니다. 여기엔 어느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모두가 그런 고통을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을 독립적으로 여겨서 다른 사람이 필요없다고 느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있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여기엔 어느 누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습니다.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이번 방북에서 KCF가 WCC의 교제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걸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기쁩니다.

그리고 KCF의 사람들을 더 잘 돌보기 위해서 당신들(KCF)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모든 사람을 영적으로 잘 돌보기 위해, 성령 안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 위해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사회를 잘 돌보기 위해서도, 또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임을 알기 위해서도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갖는 의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통해 사람들의 물질적, 경제적 필요도 채우기 원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입니다. 우리는 여러분들로부터 배우고 싶습니다. 북한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나누기 위해 여러분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당신들의 사역을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추구하듯 우리가 어떻게 연합을 가져올 수 있는지 배워야 합니다. 남북한 사람들은 나눠지는 고통이 어떻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50년 이상 남북한 사람들은 나눠진 채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이 나눠짐은 한국인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한반도의 여기저기서는 통일을 열망하는 그리스도인 가족들이 있어 왔습니다.

우리는 최근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만나는 것을 봤습니다. 아주 감동적인 상봉 장면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WCC가 열망하고, 지원하고 있는 남북한 통일의 실제적인 가능성입니다. 사람들이 함께 할 때 그들은 서로 끌어안고, 기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런 모습을 보고 기뻐하십니다. WCC가 KCF, 남한 교회들과 함께 화해와 통일을 계속해서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모든 남북한 사람들이 이 분단을 극복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해 열려 있지 않거나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도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분들은 남북한 사람들의 메시지를 들어야 합니다. 통일을 향한 그들의 열망과 부르짖음을 말입니다.

우리는 한반도가 통일되도록 하나님께서 필요한 힘을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교회나 정부들은 이게 빠른 시일 내에 실현되도록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평화와 치유, 통일의 메신저가 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우리는 열린 귀와 눈으로 여러분들의 얘기를 듣기 위해 여기 와 있습니다.

북한에 머무는 4일 동안 우리는 당신들과 당신들 지도자들의 얘기를 들을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이 세계 교회가 당신들과 함께 하길 원하는 게 뭔지 들을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이 목표를 향해 나가갔으면 좋겠습니다. 통일과 기쁨, 평화와 치유의 날은 올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한국 사람들이 그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바울이 가르쳤던 것을 이 아침에 다시 듣고자 합니다. 우리는 한 몸이요, 서로 다른 지체지만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여러분들은 우리를 여러분의 친구요 형제 자매로 여기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앞으로 쉼 없이 이 일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꿈과 열망이 하나님의 은혜로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계속해서 기도할 것입니다. 남북한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엔 나이 드신 분도 있지만, 반드시 이 꿈이 성취되는 걸 목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저희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메시지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교제하게 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하나님께서 당신과 가족, 그리고 북한을 축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18일 평양 봉수교회에서 사무엘 코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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