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기독자-불자 교수들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살피다

제 4회 기독자-불자 교수 공동학술대회 열려

    ▲제4회 기독자-불자 교수 공동학술회의가 23일 인사동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김성은)와 한국교수불자교수연합회(회장 최용춘) 공동주최로 ‘제 4회 기독자-불자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23일 인사동 한국불교역사문화관에서 ‘현대사회에서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주제로 열렸다.

다종교 사회인 한국에서 ‘정교유착(政敎癒着)’은 종교간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이번 대회에서는 국가와 종교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 그 방법론에 대한 고찰이 종교별로 이뤄졌다.

‘개신교’와 국가의 관계 고찰은 한신대 강인철 교수가 맡아 ‘해방 후 한국 개신교의 정치 참여’란 제목으로 했다. 그는 해방 후 한국 개신교회가 ▲정당 결성 ▲정치권에 대한 영향력 행사 ▲사회운동 ▲선거참여 등 4가지 차원에서 정치 참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세력이 이 같은 정치 참여의 목적을 ‘교회의 제도적 이익 보호와 극대화’로 설정함으로써, 오히려 교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커지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또 근래에 기독교 보수세력이 나타내보인 정치 참여가 대중들에게 ‘이익정치’ 격으로 비춰지면서 개신교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력은 보수 성향의 개신교 신자들의 공감도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 채 도리어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개신교가 대사회적 공신력을 쌓고, 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해야 ‘정치에 성공할 수 있다’고 요지를 밝혔다.

‘불교’에서는 정천구 교수(영산대), 이병욱 박사(고려대 강사)가 발표했는데, 이 중 정천구 교수의 발표 ‘불교에서 본 국가와 종교’는 ‘기독교 비판’에 가까워 학술발표로서의 아쉬움을 남겼다.

정 교수는 “국가와 종교의 관계를 불교적 시각에서 조명하겠다”며 “불교는 서양에서 근대에 확립된 ‘국교분리의 원칙’에 공감과 지지를 표한다. 또한 ‘종교간 갈등’의 해법은 국교간 협조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국교 분리의 벽을 잘 수리하고 종교와 정치가 순기능을 회복하는 데서 찾아야 할 것”이라며 서두를 열었다.

그는 17대 대선을 계기로 개신교의 정치 참여도가 커짐에 따라 불교계가 타격을 입었다며 불교계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리스도교 안에서 개신교와 가톨릭이 교리상의 차이 때문에 갈등이 있다”며 논지에서 벗어나 기독교를 비판을 하거나, “불교와 유교적 신념체계와 생활양식이 수천 년을 뿌리 내린 한국에서 기독교 국가를 꿈꾼다는 것은 망상”이라며 민족주의에 근거해 비판하기도 했다.

‘천주교’에서는 오경환 교수(인천가톨릭대학교 명예)가 ‘국가와 한국천주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천주교의 한국 전래 시부터 근래까지의 천주교회-국가 관계를 시기별로 정리하고, 천주교에서 견지하는 정치 참여에 대한 입장에 대해 “평신도의 정치참여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나 성직자들의 정치 행위 일부에 관하여는 제한을 두고 있다”고 설명하며, 몇 가지 제한규정을 말하는 것으로 평이하게 마무리 했다.

이번 대회에는 60여 명의 기독자, 불자 교수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개신교, 천주교, 불교 당사자들이 갖고 있는 ‘국가와 종교에 대한 이해’를 경청하며 종교간 이해의 폭을 넓혔다. 또 중동 문제 전문가인 이종택 박사(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소장)가 이슬람사회에서의 국가-종교 관계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제 1분과 주제로 ‘역사를 통해 본 국가와 종교’, 제 2분과 주제로 ‘한국 현실에 대한 대안 모색’을 다뤘으나, 사전 논의가 부족했던 듯 분과주제로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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