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 정치적 영역에서 보다는 사회복지와 구제 차원에서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복음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연구지원처 주관으로 29일 오후 1시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현실 참여’를 주제로 제9회 소망신학포럼이 열렸다. 신약학을 전공한 김청홍 교수(장신대)는 이날 발제자로 나서 “교회의 사회참여는 사회복지, 구제 차원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데살로니가서신, 빌립보서, 로마서, 고린도전서 등의 바울서신을 인용, 당시 로마황제 숭배에 대한 정치적 비판이라고 해석하는 신학자들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한 것이다.
기존 다수의 신학자들은 바울서신에서 바울이 로마 황제 숭배에 대한 주장을 직, 간접적으로 담았다고 주장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데살로니가서신, 빌립보서에서 나타나는 ‘주’ ‘하나님의 아들’ ‘강림’ ‘나타나심’ ‘영접’ ‘평화’ ’구원의 소망’ 그리고 ‘하나님과 동등한’ ‘하나님의 본체’ ‘모든 이름’ ‘모든 무릎’ 등의 표현은 로마황제숭배와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정치적 해석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중요한 텍스트들이 있다며 성서에 나온 몇가지 본문들을 인용, 설명했다. 그는 로마서(13:1-7), 빌립보서(1:19-26) 등을 통해 “본문은 어떤 특정한 역사적 상황 때문에 등장하는 예외적 가르침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시민사회의 권위를 향해 가져야 할 태도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이자 바울이 갖고 있던 원칙적인 태도를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터툴리안(Tertullian) 의 ‘Apology 30’을 인용, “터툴리안이 비록 황제숭배 문제만큼은 절대로 교회가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국가에 맞서 투쟁할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며 “이 점에 대해서 초대교회의 교부들도 같은 의견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성경해석이 보수와 진보의 이념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하며 “성경은 당시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한 객관적 해석을 하는 것이지 오늘날 우리의 정치적 이슈에 근거한 주관적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울이 전한 복음의 정치적 해석은 우리가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바울의 원래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며 “바울은 로마 제국에 대항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주장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는 로마 제국 뿐 아니라 시민사회의 권력 일반을 존중하고, 그들의 뜻에 따라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을 가르쳤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끝으로 그는 “정치적 복음, 정치적 구원론은 바울이 전한 복음과 상당히 거리가 먼 것”이라고 평가한 뒤 “교회가 관심을 갖는 것은 권력을 무너뜨리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모든 권력은 하나님의 심판 아래 있음을 기억하고 현재의 권력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나라를 잘 운영하도록 기도하고 정당힌 일들을 위해 협조하는 것”이라고 주장, 최근 신학자들이 말하는 교회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에 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