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평신도들이여 깨어나라’…새길신학아카데미 종강

평신도 종합토론 “역사적 예수 연구, 왜 필요한가?”

  ▲ “역사적 예수는 누구고, 에큐메니즘이란 뭘까?” 새길신학아카데미의 첫째 날. 평신도들이 강사의 말에 주위를 기울이고 있다 ⓒ베리타스  DB 

발언을 하는 평신도들의 모습은 열정적이었다. 마이크를 집어 든 평신도들은 자신이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하나라도 빠뜨릴까 꼼꼼하게 메모해 놓은 것을 기초로 발표했으며 다른 이에게 마이크가 전달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사회자 역시 그런 평신도들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평신도들의 계속적인 발언을 유도했다. 이날 만큼은 다른 누구보다도 평신도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싶은 듯 했다.

26일 오후 7시 우리함께빌딩 2층 교육관에서 열린 새길아카데미 종합 토론장을 찾은 평신도들의 마음은 설레였다. 총 8강에 걸쳐 진행된 새길아카데미의 ‘역사적 예수와 에큐메니즘’에 대한 소감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보수적인 교회에서 신앙교육을 받다가 새길교회로 교적을 옮겼다는 김영희씨는 이번 새길아카데미에서 신앙인으로서 처음으로 행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동안 맹목적으로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그녀는 이번 신앙 강좌를 통해 “신앙이 무엇인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게 됐고, 역사적 예수 연구가 왜 중요한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카데미가 시작되면서부터 역사적 예수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는 김영희씨는 또 역사적 예수 연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나름의 결론을 내려 참석자들의 주위를 끌었다. 그녀는 “우리는 교회를 우상숭배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역사적 예수를 연구해야 한다” “예수 시대 당시 예수의 생각과 가치관을 이해하여 이 시대 예수 따르미로 살기 위해서라도 역사적 예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최근까지 회의주의에 빠져 한 때 신앙을 버리기도 했다는 이구인씨. 그녀는 십수년 전 다녔다는 A교회에서 성경 한 구절, 한 구절에 대한 이해만 강요 받았지 신앙을 왜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답변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 이씨는 “신앙강좌를 한다길래 처음에는 교양강좌를 듣는다는 마음으로 아카데미에 참여했다”며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부터 문득 생각이 나는 것이 같은 기독교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씨는 또, 강의 중 감명을 받았다는 내용으로 강사 박태식 박사가 전해 준 “시간은 직선적인 시간만 있는 게 아니라 초월적인 시간도 있다”는 주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초월적인 시간이 뭔지 집에 돌아가 곰곰히 생각했다”며 “현실에서는 느끼기 힘든 말이지만 죽음 이후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때 감이왔다”고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새길신학아카데미 정지석 원장 그리고 총 8강좌에 걸쳐 고정 강의를 진행한 박태식 박사는 그런 평신도들 뒤에서 조용히 그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다. 박태식 박사는 다만, 토론 중간에 멘트를 요구하는 참석자들에게 “오늘은 평신도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듣고만 싶다”며 “각자가 나름대로 답을 이미 얻었을 것이라고 본다”고만 답했다.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은 지난 9월 7일부터 10월 26일까지 매주 월요일 ‘역사적 예수/에큐메니즘 신학 강좌’를 열어왔다. 1부에서는 박태식 박사(서강대, 가톨릭대, 성공회대 신학 외래교수)가 ‘예수의 하나님’, ‘예수의 율법관’, ‘예수의 종말관’, 예수의 사랑’을 주제로 강의했고, 김진경 박사(전 미국 모라비안 신학교 신약성서신학 교수)는 ‘예수와 여인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2부에서는 정지석 박사(새길기독사회문화원 원장)가 ‘현대 에큐메니즘과 평화 연구’, 박종화 목사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신학적 기초’, ‘21세기 세계 에큐메니칼 신학의 주 쟁점들’, 오재식 박사(WCC 국장 역임)가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 계승과 창조’, ‘아시아 에큐메니칼 운동과 한국 교회’, 채수일 교수가 ‘WCC와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은 정지석 박사의 주재로 ‘역사적 예수와 교회개혁’, ‘21세기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부활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평신도들간 열띤 논쟁이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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