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장신대 교수들 “신학계도 이제 ‘뭉쳐야 산다’”

신학연구의 대형화·내실화 꾀하기 위해 4개 연구소 통합

▲장신대 교수들이 원장으로 있는 기독교사상연구소, 교회와사회연구원, 한국교회사연구원, 역사와에큐메닉스연구원 등 4개 연구원이 통합됐다. 26일 통합 기념 심포지엄이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뭉쳐야 산다.” 온갖 학문이 경쟁하는 21세기 학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장신대 교수들이 4개의 신학연구원을 통합하는 결단을 내렸다. 4개 연구소는 기독교사상연구소, 교회와사회연구원, 한국교회사연구원, 역사와에큐메닉스연구원으로, 저마다 연구 분야가 다르지만 통합됐다. 통합 후 첫 총회는 26일 장신대에서 4개 연구원 대표를 비롯한 교수 16명(모두 장신대)이 참석한 가운데 심포지엄을 겸해 열렸다.


이번 통합의 배경으로는 2가지가 작용했다. 첫째, 한국 신학계에 수백 개의 군소 연구원이 존재함에도 밖에서 보면 한국 신학계는 ‘학계의 변방’에 불과하다는 현실이다. 임성빈 교수는 “한국 신학계를 다 합쳐도 밖에서 보면 작은데, 그나마 우리끼리도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이러한 ‘변방화’로 말미암은 연구 활동 애로다. 서원모 교수는 “정부가 운영하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많게는 연간 5억~8억원이 연구비로 지원된다. 10년이면 50억~80억”이라며 “그러나 현 규모로서는 수주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통합을 통해 장신대가 노리는 것은 ▲한국연구재단과 해외 학술재단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하여 신학 연구의 대형화와 내실화를 꾀하고, 이를 통해 ▲한국 신학이 국내와 세계 학계에서 갖는 위치를 대폭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는 게 서원모 교수의 말이다. 기독교 재단이 아닌 일반 연구재단의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서는 연구내용이 사회공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연구의 아젠다나 그 내용에 있어 공공성과 실천성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또 연구원 자체적인 연구교수를 두어야 하고, 연구 방향과 연구 실적이 뚜렷해야 한다. 서원모 교수는 “어떻게 하면 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신학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승갑 교수도 “제도적, 역사적, 학술적으로 손색 없는 연구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4개 연구원은 통합신학연구원(가칭) 아래 4개 연구부로 귀속되어 존속하게 된다. 또 사업으로는 연구 프로젝트 수주, 국제학술대회 개최, 출판 등을 진행키로 했다. 초대 원장으로는 임희국 교수가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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