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 생태신앙 세미나 '강,물 그리고 생명의 하나님' ⓒ 백아름 기자 |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가 '강,물 그리고 생명의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백아름 기자 |
어떻게 하면 물과 강, 그리고 모든 생명이 이 지구상에서 공존하고 번영할 수 있을까.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행동과 기독교환경연대가 공동주최한 2009 생태신앙 세미나가 '강, 물, 그리고 생명의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6일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개최됐다. 물에 대한 신학적 검토와 신앙적 성찰을 통해 물과 자연을 지은 창조주의 뜻과 마음에 가까이 접근해보기 위한 취지로 열린 것.
발제를 맡은 장윤재 교수가(한국교회환경연구소장,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강,물 그리고 생명의 하나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물
장 교수는 '물'과 관련해 "인류의 4대 문명이 모두 큰 강을 끼고 일어났듯이, 물은 문화를 형성하는 모체이며 생명의 기본이다. 강은 영원과 치유의 상징으로서 인간의 정신세계를 풍요롭게 해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구는 물의 행성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물을 매개로 연결돼있고 물은 순환과정을 통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지역을 연결한다"고 했다.
생명의 하나님
장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하나님은 인간의 눈에 아무 쓸모없이 보이는 곳을 통해서도 풍성한 생명의 향연을 벌이시는 알뜰하신 생명의 하나님이다. 맥페이그의 역저<[풍성한 생명(Life Abundunt)>에서 설명되는 하나님은 지구라는 집의 거주자들을 위해 힘쓰는, 즉 모든 피조물들을 번성케 하기 위해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지구적 경영에 관심을 갖는 창조자이자 양육자이다. 하나님은 생명을 선물로 주시고 그 생명에 전적으로 헌신하시는 분이다. 지구신학(Planteary Theology)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는 '어떻게 우리 각자가 구원을 얻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에서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는가'가 된다.
전능한 인간
문제는 인간이 그것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 인간은 자연을 개조할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됐다. 장 교수는 "장성익이 한 일간지 논평에서 지적했듯 무엇보다 섬뜩한 것은 인간의 욕심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자연을 마음대로 개조하고 변형하고 착취해도 아무 상관없다는 놀라울 정도의 무감각 혹은 무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1세기 신학의 한 중심 주제는 이렇게 만물의 폭군이 된 전능한 인간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우위를 가르치는 주장하는 기독교의 가르침 때문에 지구에 대한 인간의 약탈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이와 관련해 "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말은 자연을 착취하고 지배하라는 말이 아니라 어원적으로 볼 때 '그것은 일하고 지키고 돌보라'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일축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지난 20세기 이후 인류가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인간이 자연을 창조한 것도 아니고 자연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서 자연에 대한 지배권을 손에 넣었다는 점"이라며 "이제 우리는 오만과 아집에서 벗어나 겸손한 태도로 자연을 조작하지 말고 오랜 세월 검증된 생명 유지 시스템에 우리를 적응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연적인 하천 유량에 대한 인간의 영향력에 제한을 가하고 생태계 자체의 부양을 위한 충분한 물을 할당함으로써 인간과 하천이 새로운 공존 공생의 조화로운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정토론에는 김기석 목사(청파교회)가 '생태학적 감수성의 회복이 필요한 때'라는 주제로 발언했다.
김 목사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오늘 토론의 발단이 됐다.정치적인 편가르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신앙적인 진술조차 정치적인 입장으로 환원해서 받아들이기에 교회에서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기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그렇기에 4대강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접근하기보다 신앙적 사안으로 섬세하게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 목사는 "지금까지의 신학이 인간의 구원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다른 피조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새로운 생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며 "오늘 우리가 다루는 물의 문제도 사실 물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탐욕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지형을 바꿔서라도 자연의 순환과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겠다는 오만한 인간중심주의에 근거한 것"이라며 "강 어귀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신학적 신앙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 비로소 4대강 문제가 정치적 사안이기전에 생명의 문제, 신앙의 문제임을 실감하게 된다"며 "이제부터라도 잊혀져가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생태계에도 눈길을 주겠다. 생태학적 감수성이 커질수록 생명을 파괴하는 현실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는 우리의 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가 사회를 맡았고 이상훈 교수(수원대), 한경호 대표(한국기독교생명농업포럼)가 발제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