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기독교운리실천운동(기윤실)이 발표한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는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사회 구성원들의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 수준이 밑바닥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기윤실이 올해 다시 조사한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 발표에 의하면, 한국교회 신뢰도는 작년과 큰 변함이 없었다. 기윤실은 13일 오전 10시 명동 청어람아카데미에서 2009년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 세미나를 가졌다.
이번 여론 조사 대상은 만 19세 이상의 남녀였으며, 조사기간은 지난 9월 28일부터 29일까지였다. 조사 지역은 전국, 조사 방법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조사로 표본추출은 성, 연령, 지역별 인구수 비례할당을 한 뒤 무작위추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유효표본은 1,000명(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 포인트)이었다.
조사내용으로는 △개신교회 신뢰 정도 △가장 신뢰하는 기관 △가장 신뢰하는 종교기관 △개신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바뀌어야 할 점 △개신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 △개신교회가 더욱 신뢰받기 위해 해야 할 사회활동 △호감이 가는 종교 △개신교회의 활동에 대한 관심 정도 △교회 활동 정보에 관한 출처 등이었다.
‘개신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 중 19.1%였다. 작년에 비해 0.7% 오른 것.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작년에 비해 상당량 감소했다. 작년 48.3%에서 33.5%로 떨어진 것이다.
또, ‘개신교를 신뢰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봉사 활동을 많이 해서(21.7%)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선행의 올바른 가르침(14.4%) △본인이 선택한 종교에 대한 믿음(13.6%) △성경 말씀의 신뢰(8.3%) △목사님 설교(8.1%) 순이었다.
반면, 개신교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로는 △교회지도자, 교인들의 언행 불일치(32.2%)가 가장 높았으며 △교회 지도자의 무분별한 선교활동(10.0%) △타 종교의 비방미 많아서(9.0%) △교회 성장에만 관심을 둔다(7.4%) △집단 이기주의 같은 느낌(7.4%) △종교의 권력화(5.4%) 등을 뽑았다.
‘가장 신뢰하는 기관’에 관한 질문엔 응답자 다수가 작년처럼 시민단체(51.1%)를 뽑았다. 다음으로 개신교회(14.5%), 언론기관(8.7%), 정부(5.6%), 사법부(5.2%), 국회(1.0%)로 이어졌다.
한편, 향후 개신교회가 신뢰받기 위한 중요한 사회 활동에 관한 응답에 응답자 60.3%가 봉사 및 구제활동을 19.9%가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을, 12.2%가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을, 7.5%가 학교 운영 등 교육 사업 활동을 꼽았다.
이어 개신교회가 개선되어야 할 사항에는 △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의 언행일치(50.1%) △타 종교에 대한 관용(20.5%) △재정 사용의 투명화(13.4%) △사회 봉사(9.3%) △교회의 성장 제일주의(6.5%) 등의 응답이 있었다.
끝으로 종교기관의 신뢰도를 분석한 결과 36.2%의 응답자가 가장 신뢰하는 종교기관으로 가톨릭교회를 뽑았고, 26.1%가 개신교회를, 그리고 22.0%가 불교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 발제를 맡은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부, 기윤실 정직신뢰성증진운동 본부장)는 “교인 수가 감소하고 교회의 영향력이 퇴락한 여러 선진국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우려될 정도로 일반인들은 한국 교회의 신뢰도를 대단히 낮게 평가하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을 포함해 전체 기독교인들의 삶에 대한 반성과 각성 없이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대단히 어둡다는 점을 본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 주제발표를 맡은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목회사회학, 기윤실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 본부장)는 오히려 이번 설문조사에 고무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 교수는 “개신교회는 다른 종교에 비해서 느슨한 조직체를 가지고 있고, 연합활동 역시 잘 되지 않기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라고 하는 부분에서 한국교회가 작년에 많은 것을 보여주었기에 작년에 비해 올해 현저한 발전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