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통일학회는 독일 통일에 비추어 한반도의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심포지엄을 14일 총신대에서 개최했다. ⓒ이지수 기자 |
11월 9일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기독교통일학회는 ‘독일 통일에 비추어 한반도의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학술심포지엄을 14일 총신대에서 개최했다.
주도홍 학회장(백석대 기독교학부 교수)은 “9일 베를린 광장에서 온 세계가 모여 환호의 축포를 쏘아 올릴 때 남북은 서해안에서 원망과 미움의 총포를 서로를 향해 겨눴다”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분단 상황에서의 독일 교회 역할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한국 정부와 교회가 통일을 위해 할 일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채수일 한신대 총장과 정일웅 총신대 총장이 나란히 설교와 축사하며 시작됐다. 정일웅 총장은 분단 상황에서도 “교회는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단 하 서독과 동독의 교회는 매년 ‘교회의 날’ 행사를 함께 열었으며, 정치적 압력으로 인하여 나뉘었을 때에도 마지막 총회를 눈물로써 함께 열며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절대로 분리될 수 없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또 서독 교회가 동독 교회에 아낌 없는 물질적 지원을 한 점, 동독 교회가 핍박 문제에 처했을 때 서독 교회가 나서서 발언한 점 등을 들며 한국교회의 과제를 시사했다.
정종훈 교수(연신원)는 <독일교회에 비추어 본 한국교회의 통일을 위한 과제>에서 한국교회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하 조그련)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독 교회는 동독 정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함으로써 동독 정부가 교회를 극단적으로 적대시 하지 않는 데 기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조그련의 북한에서의 입지는 미비하다며 “만약 한국교회가 이북에 대한 지원을 한국교회 공교회 차원의 공식 기구로 수렴하여 이북교회 공교회 기구인 조그련을 통해 실행한다면, 조그련이 이북사회와 이북동포들로부터 보다 공신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서독 교회가 협의단을 구성하여 정기적으로 만나고, 서로 연대하여 루터 출생 500주년 기념 대회를 의미 있게 치러내면서 동독 교회가 동독 사회에서 신뢰를 얻는 데 기여했다며, “한국교회도 이북의 조그련이나 평양신학교, 봉수교회, 칠골교회 등과 연합하여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유도진 교수(경희대 사회학과 명예)는 <분단국 통일과정의 특성과 한반도의 선택>에서 서독의 정치 형태가 독일 통일에 기여한 바가 크다며 정치적 제언했다. 그는 “한국이 중앙 집권적 체제로 인해 민주주의 과도기에 머무른 반면 서독은 연방제를 채택함으로써 민주주의 정착을 앞당겼으며, 한국이 단원제와 함께 분열형 엘리트 중심의 체제로 인한 정치적 낙후성을 벗어나지 못한 반면 서독은 양원제와 국가통합형 엘리트로 발전해 왔다”며 “통일을 위해 서독의 정치 모델을 수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오일환 교수(한양대 사회과학부)는 <통일독일 정치체제에 비춰본 통일한국의 정치체제>에서 독일 통일 전후에 막대한 통일비용이 들었다며 “통일은 감상적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 문제”임을 상기시키고, “통일일꾼 훈련과 이들의 북한 파견 계획 수립을 완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체제 전환과 정치제도 및 조직 이식을 위한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고, 북한 지역 주민들의 새로운 정치사회화를 위한 정치교육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