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늘 한국에 첫 방문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한미 정상 회담은 세 번째가 된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경제적 부정의와 반평화의 기운이 드세게 일던 정점에서, 미국인들의 민주, 평화에 대한 새로운 염원을 안고 당선되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정책들에 대한 변화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 평화에 대한 정책 방향에는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09년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의 평화에 대한 시각이 ‘팍스 아메리카나’라는 군산복합체의 힘에 의한 평화를 지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언급하면서 아프간에 전투병의 파병까지 강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내년이면 한국전쟁 60년을 맞게 되지만 한반도의 정전상태는 평화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준전시 상황이다.
이런 때에 한국의 전투병들이 민간인 보호라는 명목으로 국제 분쟁지역에 파병된다는 것은 향후 한반도의 평화, 세계 평화를 만들어가야 할 국가로서 적합지 않다. 오히려 한국이 전쟁 주도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군이 세계 분쟁 지역에서 미국군의 방어 전략군으로 자리매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제 우리 기독교인들은 군사적 힘의 우위를 통해 지키려 하는 평화가 얼마나 나약한 기반 위에 있는 위험한 일인가를 생각하면서, 진정한 평화는 상호 정의롭게 공존∙ 공생하며 비폭력 가운데 조화를 이루어 갈 때만 가능함을 확신한다.
이에 우리 기독교인들은 한미 정상들이 모래 위에 쌓는 평화가 아닌 ‘그리스도의 평화’라는 반석 위에 한반도의 평화, 아프간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세우는 일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주기를 촉구한다.
2009년 11월 1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권오성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정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