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이제는 인권이다'를 주제로 특강하고 있는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이린 칸 ⓒ 엠네스티 한국지부 제공 |
첫 번째 여성 첫번째 아시아계, 첫번째 무슬림 국제 앰네스티 사무총장인 아이린 칸(Irene Khan)이 최근 악화되고 있는 한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인권보호 및 증진을 촉구하기 위한 자리를 갖고자 한국을 찾았다. 22일 오후 5시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아이린 칸 사무총장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세계, 이제는 인권이다'를 주제로 특강한 칸 사무총장은 "빈곤을 왜 인권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라고 질문을 던지며 "많은 사람들이 경찰, 폭력 문제는 인권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빈곤에 관해서는 사회 경제의 문제로 인식한다"며 이제는 빈곤을 인권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빈곤은 단순히 저소득의 문제만이 아니다. 빈곤은 기본적인 사회적 권리의 박탈을 가져온다. 방한한 후 첫 일정으로 용산참사 현장을 택해 그 유가족을 만났다는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빈민들이 힘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 만난 철거민들도 '아무도 우리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빈곤층에게는 힘이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빈곤층에게는 발언권조차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인권에는 발언권을 얻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과정도 포함된다고 역설했다. 올해 앰네스티는 '존엄을 요구한다'는 빈곤과 인권에 관한 캠페인을 도입했다. 그녀는 "목소리가 없는 이들에게 목소리를 낼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 그녀는 "한국은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온 기적의 나라다. 이제 한국은 G20의 일원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책임,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가 누린 행운을 다른 사람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 아이린 칸, 홍세화(한겨레 기획 위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편집인)의 특별 대담 '한국, 이제는 인권이다' ⓒ 앰네스티 한국지부 제공 |
또 김희진 한국지부 사무총장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국제앰네스티의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 "난민 문제는 인권의 실패에서 기인한다"며 "난민 문제의 결과만 놓고 말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원인이 대해 대응하고 싶었다. 그때 국제앰네스티가 나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했고 나는 상황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빈민들에게 단순히 빵을 제공하는 차원의 도움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왜 강제퇴거당했고 왜 투옥되는지 즉,'왜?'라는 질문을 던짐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꿈과 미래에 대해 묻자 그녀는 "파키스탄 난민촌에서 여성들을 만났다. 가난한 한 여성은 자신의 희망과 꿈에 대해 '과학자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난민촌의 가난한 한 여성의 꿈이었다. 그녀도 누릴 권리가 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 꿈을 이룰 수 있는 미래를 꿈꾼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한국, 이제는 '인권'이다'를 주제로 한 홍세화(한겨레 기획위원)씨와 아이린 칸과의 특별 대담이 펼쳐졌으며 페미니스트 그룹 보컬 출신인 강허달림씨가 무대에 올라 '인권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공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