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약학회(회장 서중석)는 11일 이화여대 대학교회에서 ‘공관복음서 전승과 Q 연구의 새로운 방향성 모색’을 주제로 제 4회 콜로키움을 열었다. 이상일 박사(총신대)는 Q를 ‘복음서’로 규정하는 것은 성급하며 Q의 서사성을 연구하는 것도 이르다고 주장한 반면, 김재현 교수(계명대 초빙)와 박인희 박사(경인여대 강사)는 Q의 서사성을 발표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신약학회 제 4차 콜로키움 ⓒ이지수 기자 |
이상일 박사는 <양방향적 전승이론으로 본 Q 연구의 문제점> 발표에서 공관복음서 연구의 ‘단일방향적’ 전제가 “틀렸다”고 주장했다. ‘단일방향적’ 전제란 공관복음서의 전승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두에서 기록전승으로, 아람어에서 헬라어전승으로, 유대-팔레스타인에서 헬레니스틱 전승으로 변화한 것을 의미하며, 이 박사는 여러 정황과 근거를 포착해볼 때 공관복음서 전승은 ‘단일방향성’보다 ‘양방향성’을 띄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방향성’에 근거해 복음서의 전승사를 재구성 했다. 이에 따르면 “예수 전승은 예수께서 사역하시던 당시부터 구두전승과 기록전승으로 함께 존재했으며”, “그 후에도 구두전승은 기록전승이 되었고”, “기록전승은 제자들 또는 목격자들이 예수 전승을 갈릴리와 유대에서 전파할 때 그리고 이후 예배를 통하여 다시 구두전승이 되었다.” 또한 “아람어와 헬라어로 된 예수 전승은 오랜 후에 타 지역에서 번역된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에 갈릴리에서부터 번역되고 재번역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전승사 연구가 Q 가설이 ‘단일방향성’ 가설에 근거해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Q 가설의 존립에 논리적 취약점이 발생한다는 것. 이 박사는 “Q 가설은 발견되거나 목격된 것이 아니라 문헌적 관련성에 대한 연구의 필요에 의해 부수적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그러나 문서만을 가지고 공관복음서 문제의 문헌적 관련성을 설명하려면 Q 가설보다는 Farrar의 ‘Q 없는 마가복음 우선설’이 더 강점이 있다. Q 가설과 같은 다른 가설을 추가하지 않고도 기존 문헌만으로 설명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000년 이후 Q 연구의 추세는 Q를 ‘복음서’로 규정하며 서사성을 연구하는 것인데, “그러한 연구는 마태와 누가의 공통자료(qs)가 문헌으로서의 Q의 전체집합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이에 “Q를 독립된 복음서로 본다든지 Q의 서사성을 찾는 작업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재현 박사는 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Q의 서사성을 모색하는 것은 하나의 도전을 의미한다. Q는 서사적 차원이 결여된 ‘어록’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라면서도 “Q에 서사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주장한 소수의 학자들이 있어왔고, 21세기에 들어와 그러한 견해는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Q의 서사성을 주장한 학자로는 훌트그렌(S. J. Hultgren), 험프리(H. Humphery), 플레더만(H. T. Fleddermann) 등이 있다.
김 박사는 “Q의 플롯을 분석해보면 세례 요한의 출현에서부터 예루살렘에 대한 탄식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줄거리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고, 그 줄거리가 일정한 흐름과 갈등구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Q의 서사성을 주장했다. 또 “등장인물과 배경에 대한 짧은 분석이 시도되고 있는 것 등을 볼 때, 비록 공관서 서사에 비해서는 미발달되고 거친 면모를 가지지만 Q에도 짧은 서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에 Q에 대한 서사적 연구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서사적 차원에서 본 Q의 역사와 신학 ; 하나님나라를 중심으로>를 발표한 박인희 박사는 ‘하나님나라’에 대한 서술방식에서 Q의 서사성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Q의 이야기 속에는 Q 공동체의 고단한 현실이 늘 등장한다. 가난하고 떠돌며 굶주리는 이들의 고통스런 현실이 Q 서사의 기본적인 에토스”라고 주장했다. 또 “그러나 이들은 고난을 기뻐하라고 선포하며, 자비로운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그의 말씀만으로 살 수 있다고 선포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고통을 가하는 그 시대와 역사를 스스로 용서했던 진정한 하나님나라의 상속자들이었다”며 “이것이 Q의 서사성이 함축한 하나님나라의 신학적 이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소기천 교수(장신대)가 <21세기 Q 연구의 새로운 방향>, 나요섭 목사가 <예수 첫 글 Q의 문학양식사용에 대한 연구>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