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도행전 1장에 나타난 맛디아 선출방식과 총회선거제도의 개선 방안<2>
발표 : 소기천 교수(장신대 신약학)(2009년 12월 17일 생명목회실천협의회 주최 '부총회장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발표)
7. 예수의 방법
누가복음 6장 12-16절(마 10:1-4; 막 3:13-19)에 의하면,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열두 사도를 선택하신 방법은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쯤 되는 성도들이 맛디아를 선출한 과정과 비교해 볼 때 많은 점에서 유사하면서도 동시에 차이점이 발견된다.
다음은 예수께서 직접 제자들을 세우신 구절이다.
누가복음 6장 12-16절
12 그 무렵에 예수께서 기도하려고 산으로 떠나가서, 밤을 새우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13 날이 밝을 때에, 예수께서 자기의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는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열둘은 베드로라고도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과 빌립과 바돌로매와
15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열심당원이라고도 하는 시몬과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배반자가 된 가룟 유다이다(새번역).
1) 예수의 권위
예수께서 제자들을 세우실 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영적인 권위를 가지고 계신 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나 제자들을 부른다고 말없이 나와서 모든 삶을 포기하고 따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수의 권위에 압도된 사람들이 제자로 부름을 받았을 때, 순순히 응답하고 따라 나선 것이다. 과연 예수께서 가지신 권위는 어디서 온 것일까?
(1) 안식일 논쟁
12절에 표현된 ‘그 무렵’이라는 단어는 이전의 이야기가 안식일 논쟁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미 예수의 공생애가 지니고 있는 권위 있는 모습을 전제하고 있다.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치신 예수의 기적은 안식일의 법적인 논란을 종식시키면서 율법 속에 하나님의 사랑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이러한 안식일 논쟁은 아직 제자들로 임명을 받지 않은 사도들에게도 커다란 도전을 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인간적인 고뇌를 가지고 안식일에 논쟁하시는 예수의 모습은 율법을 넘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시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러한 예수의 모습은 영적인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며, 또한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고 긍국적으로 율법 너머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의 뜻을 드러내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2) 밤낮으로 일하심
예수께서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신 분이다. 많은 도움과 문제를 가지고 자기에게 나아오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위해서 예수께서는 쉴 틈도 없이 밀려드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일하시는 인간적인 예수의 모습은 사도로 부름을 받은 제자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신 분이지만,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위해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밤낮으로 많은 수고를 한 것이다. 이러한 인간적인 예수의 모습은 영적인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기희생의 삶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2) 기도
12절은 예수의 기도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상의 안식일 논쟁과 밤낮으로 일하신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과는 달리, 기도하신 예수의 모습은 신적인 능력을 힘입고 공생애의 사역을 감당하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수께서 모든 어려움을 궁극적으로 극복해 낼 수 있었던 비결은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면서 위로부터 오는 영적인 은혜와 도움을 전적으로 의지하였기 때문이다. 특별히 누가복음만이 예수께서 제자들을 임명하시기 전에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예수의 기도 모습은 일꾼을 세우는 일을 수행하기에 앞서서 다른 어느 방편보다 기도가 가장 우선시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1) 산기도
우선 예수께서는 산에 가서 기도를 하시고 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기 위해 구별된 특별한 시간과 장소가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산은 일상을 떠난 장소이기에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여기서 언급하는 산은 광야를 의미한다. 광야는 하나님의 도움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곳이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 체험을 통하여 하나님과 영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되었다. 예수께서도 이러한 산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깊은 만남과 교재를 이루셨다.
(2) 철야기도
예수께서는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 이것은 시간을 초월하여 하나님과 만나는 영적인 체험을 의미한다.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날이 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기도를 드림으로써 긴박하고 중요한 현안들을 감당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게 된다.
본문의 문맥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임명하시기 전에 산에 가서 기도하면서 철야기도를 한 것이다. 이러한 기도의 모습은 하나님의 뜻과 지혜를 구함으로써 사도들을 임명하고, 모든 일에서 신적인 계획을 성취하려는 경건한 모습이다.
3) 사도성
13절은 이렇게 임명된 제자들을 사도라 칭하고 있다. 사도는 특별한 사명을 위해서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다. 사도는 예수의 공생애 동안에 함께한 제자들이란 차원뿐만 아니라 초기교회와 계속되는 공교회 시대에도 교회의 정통성을 수호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이단과 정통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 사도성의 원리로 자리매김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도성은 이단을 배격하고 신약성서의 정경 27권을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 것이다.
(1) 자기의 제자들
13절 상반절에 예수께서 날이 밝자마자 자기의 제자들을 부르시는 모습이 나온다. 새날이 시작되자마자 제자들을 부를 정도로 예수께서 자기의 제자들을 부르시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목적은 우선 자신의 공생애에 동참하면서 사역을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막 3:14).
(2) 열둘
동역자의 삶을 위해 제자들을 부르신 예수께서는 13절 하반절부터 16절에 이르기까지 열두 명의 사도들을 임명하고 있다. 열둘이라는 숫자는 오고 오는 세대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12명을 부르셨기 때문에, 이 숫자는 소그룹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런데 12명이 대부분 가난한 농부나 어부 출신이다. 예수께서 제자를 부르신 내용을 보면 누구든지 부르실 때 믿음으로 응답하여 따라 나선 사람이라는 특징이 있다.
4) 배반하지 않을 사람
16절에서 언급된 유다는 예수를 파는 자가 될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많으신 예수께서 그를 제자로 임명하신 것이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행동이다. 어느 누가 자기를 배반할 자인지 알고서도 그를 제자로 맞이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제자로 부름을 받은 사람은 영원히 스승을 배반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
5) 선출방법 13-16절
예수께서 제자들은 선출하신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의 경우로 나타나는데, 그 핵심적인 내용은 삼원선출방식인 부르심과 선택과 임명이다. 이 세 가지 방법은 오직 예수께서만 하실 수 있는 일이지, 인간은 그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는 영적인 권위가 충만한 행동이다.
(1) 부르심
예수께서 제자들을 특별한 목적을 위해 부르셨다(참고, 출 3:4; 마 2:15; 4:21; 롬 1:1). 이스라엘 백성과 마찬가지로(사 41:9) 초기교회에서 제자들과 성도들도 하나님께로부터 거룩한 부르심을 받았다(히 3:1).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부르신 것이다. 이처럼 예수의 부르심이 지역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그 지역에서 잘 알려진 사람 중에서 일꾼을 선택하는 것이 예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방법이다.
(2) 선택
뽑으셨다는 표현은 선택하셨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 중에서 12명만을 구별하여 세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예수께서 열둘을 선택하실 때, 아무도 흉내를 낼 수 없는 권위의 모습을 가지고 행하신 일이다. 예수께서 스스로 주체가 되어 자신에게 필요한 제자들을 선택하신 것이다.
(3) 임명
예수께서 12사도를 최종적으로 임명하시는 모습은 그가 스스로 가지신 놀라운 신적인 권위를 가장 드높이신 행동이다. 임명은 최고의 권위를 가진 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전권이다. 임명권자이신 예수께서 열두 제자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그 중에 몇 사람에게는 별명도 지어 주셨다. 사도는 특권을 받은 대표로서 보냄을 받은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수께서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부르신 것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보내신 뜻을 보다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열둘을 사도로 부르신 장면도 아무나 쉽게 흉내를 낼 수 없는 영적인 권위를 가지신 모습이다.
6) 예수의 권위
이상으로 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시고 선택하시고 임명하신 행동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수께서 제자들을 세우시기 전에 산에 가서 밤이 새도록 하나님께 기도를 드림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한 모습은 초기교회에서 유다를 대신할 맛디아를 선택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방법이다. 예수께서 기도하신 후에 다음의 그림과 같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선택하시고, 열둘의 이름을 임명하신 것은 오직 예수께서만이 지니고 있는 권위의 모습이며 삼원선출방식의 기초가 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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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교회는 예수께서 행하신 것처럼 어느 한 사람이 권위를 가지고 맛디아를 세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삼원선출방식인 예수의 부르심과 선택과 임명을 다음과 같이 각각 추천과 투표와 인준에 적용하여 예수의 가르침을 적절하게 재해석함으로써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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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모습은 초기교회에서 맛디아를 선출할 때 아주 중요한 자격요건의 근간이 될 정도로 중요한 사항으로 간주되고 있다. 예수와 함께 공생애를 보낸 사람들이야 말로 초기교회가 필요로 하는 사도의 자격을 얻었고, 이에 초기교회는 온 회중과 더불어 기도를 드림으로써 영적인 지도력을 갖춘 두 명의 후보자를 배수공천하여 추천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추천제도는 자기가 속한 지역에서 잘 알고 있는 영적인 지도자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총회부총회장의 선거 과정에서 모든 추천 절차가 그 지역에서 덕망이 있는 사람을 검증하는 차원에서 아주 중요하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선택하신 모습은 초기교회에서 투표절차를 통하여 맛디아를 선출하는 방법에 적용되었다. 초기교회에서 베드로에게 공석으로 있던 유다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독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위가 없었기 때문에 온 회중이 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추천된 두 명의 후보자를 앞에 내세움으로써 투표를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투표제도는 인간적으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방식을 따라서 정해진 후보자를 총회부총회장의 선거 과정에서 회중이 공정한 투표를 통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아주 중요하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임명하신 모습은 초기교회에서 열한 사도가 맛디아를 인준하는 절차에 적용되었다. 예수처럼 권위를 가지고 열둘의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사도를 세울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초기교회에는 없었기 때문에, 열한 사도가 그 권한을 위임받고서 맛디아를 선출하는데 있어서 최종적으로 인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인준제도는 총회부총회장의 선거 과정에서 모든 인준 절차가 공정하고 권위 있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차원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8. 총회부총회장 선거제도의 개선 방안
사도행전 1장에서 맛디아를 선출한 방법은 기도를 통해 뭇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만든 가운데 이룬 일이다. 기도를 한 사람들은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쯤 되는 성도들이며, 설교를 한 사람은 예수의 공생애 시절부터 함께한 베드로이다. 성도들의 기도와 베드로의 설교는 한결 같이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셔서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세워달라는데 초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온 회중이 한 마음이 됨으로써 맛디아를 선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도를 통해 이룬 거룩한 역사라는 점에서 본문은 우리가 영적인 지도자를 어떻게 선출해야 하는지 그 중요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상의 모든 논의를 바탕으로 사도행전 1장의 맛디아 선출방법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일까? 맛디아 선출방식으로 총회부총회장 선거제도를 개선하기 위하여 다음의 그림과 같이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 선거관리위원회가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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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께서 갈릴리 지역을 중심으로 열두 제자들을 세우시고 또한 초기교회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맛디아를 세운 것과 같이 지역순환제도를 기초로 각 지역에서 총회부총회장의 후보자를 내세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사도행전 1장에 나타난 맛디아 선출방법이 예수의 삼원선출방식을 재해석하여 적용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구체적으로 삼원선거제도라는 3가지 제도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추천제도
아주 분명한 것은 본문에서 본인이 직접 입후보자가 된 자천의 경우나 후보자 자신이 스스로를 선거에 등록하는 경우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한 명의 사도를 선출하기 위해 후보자를 배수공천하여 두 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유다를 대신할 사도인 후보자 두 명을 추천한 사람은 누구인가? 23절은 ‘그들’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 쯤 되는 성도들이다. 이 숫자는 당시의 전체 그리스도인들의 숫자가 아니다. 이미 500여 형제에 관한 내용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밖에 있는 성도들과는 달리, 지금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인 120명쯤 되는 사람들은 당시 초기 그리스도인들 중에서 예루살렘에 접근하기 쉬운 사람들이 모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들이 두 명을 추천한 것이다.
현행 총회부총회장 선거제도는 5개 지역으로 나누어서 지역순환제도 곧 부총회장 후보를 지역으로 순환하면서 지역을 안배하여 부총회장을 선출하고 있다. 당시에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예루살렘 지역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는데, 오늘의 상황에 적용하면 5개 지역을 노회별로 나눈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총회부총회장 선거제도가 첫 단계에서는 사도행전의 지역개념에 근거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 속한 여러 노회에서 제각기 추천한 부총회장 후보자들을 두 명으로 압축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총회석상에서 곧 바로 투표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도행전 1장이 말하는 선거방식이 아니다. 맛디아를 선출한 성서적 선출방식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해당지역에서 여러 노회가 추천한 후보들을 두 명으로 압축하기 위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를 마련하여야 한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중앙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해당 지역에서 두 명의 후보자로 압축하여 총회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맛디아가 후보자로 추천되기 까지는 여러 단계의 검증과정을 거쳤을 것이 분명하다. 우선 맛디아가 원래 어느 그룹에 속한 사람이었는가가 중요한 관심사이다. 맛디아가 열둘로 대표되는 사도는 아니었기에 사도행전 1장에서 유다 대신에 사도의 후보로 오른 것이고 현재 120명의 일원으로 속하여 있는 것을 보면, 그는 70명이나 500여명의 형제에 속하였던 사람이었으며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빛 가운데 체험한 바울과는 달리 예수를 직접 목격한 장본인이었다. 그러므로 적어도 맛디아는 예수를 최소한 3년 이상 알고 있었던 사람이므로 그가 사도의 후보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하다.
총회부총회장의 후보 자격을 어느 정도로 정해야 할 것인가? 맛디아가 일반 성도와는 다른 영적 지도자인 사도의 지위를 갖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의 노회가 후보자를 추천할 때 적어도 해당 노회에 가입한 사람 중에서 가장 햇수가 오래된 상위그룹가운데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하고, 역량이 검증된 사람을 선택하기 위하여 연령이나 인격적인 면에서 경륜이 지극하고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평판이 좋은 분들 가운데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르다. 그리고 지역순환제도를 통하여 선택해야 하므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지역의 여러 노회에서 영적인 리더십을 인정받는 후보자를 두 명으로 배수공천하여 추천하는 것이 좋다. 최종적으로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추천한 두 명을 총회에 상정하여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맛디아라는 이름이 신약성서에서 오직 본문에만 등장하고 있는 것처럼 총회부총회장의 후보는 굳이 세인에게 인기가 있거나 유명한 인물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기본적으로 영적인 자격을 갖추고 있고 지역순환제도를 통하여 기회가 주어지면, 모인 회중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어야 한다.
2) 투표제도
맛디아는 120명쯤 되는 성도 전체가 한 마음으로 던진 표가 하나로 집약됨으로써 선출된 사도이기에, 그 의미가 초기교회에서 아주 크다. 영적인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이기에, 그 의의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자.
첫째, 주님의 뜻을 구하기 위해서 투표를 한 것이다. 한 마음으로 기도한 후에 주님의 뜻을 확인할 목적으로 투표를 한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민의를 묻는 민주주의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신의를 묻는 신정주의의 정신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은 경건한 투표방식이다.
둘째, 결과가 맛디아 한 사람에게 표가 모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투표의 결과가 반드시 만장일치로 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적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맛디아에게 표가 모아진 신적인 만장일치의 사건은 인간사에서 쉽게 일어 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하나의 표로 모아지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표가 두 명의 후보자 중에 한 사람에게 모아지면 다수결원칙에 의해 의사가 결정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셋째, 원활한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제비를 준비한 것은 투표를 하는 유권자의 평등한 권한을 존중하는 모습이다. 열한 사도이든지, 70명의 전도자이든지, 500여 형제이든지, 혹은 현장에 있는 120명의 성도이든지 모두 한 개의 제비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마지막으로, 투표는 사전에 추천된 두 명의 후보자에 한정하여 진행된 것이다. 이것은 투표를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이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여 자격을 갖춘 후보자를 결정한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여 신의를 묻고, 동시에 투표를 실시함으로써 민의를 묻는 일을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신의와 민의가 적절히 그리고 공정하게 만나게 된다.
3) 인준제도
인준제도는 맛디아를 선출하는 모든 과정을 분명하고도 공정하게 진행하도록 감시하는 제도이다. 열한 명의 사도들은 모든 투표과정에서 신의와 민의가 균형을 이루도록 확인하는 일을 계속해 온 것이다. 마침내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선출된 맛디아가 열한 사도의 수에 가입됨으로써 모든 투표의 인준과정도 마무리된 것이다. 총회의 투표과정에서 최종적인 인준을 선거관리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본문에서 열한 사도는 이러한 인준제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수께서 스스로 권위를 가지고 제자들을 부르시고, 선택하시고, 열둘의 이름을 임명하신 것인데도, 제자 중에 ‘예수를 파는 자가 될 가룟 유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참으로 의아스런 일이다. 왜 예수께서 배반자가 될 유다를 제자로 부르신 것일까? 비록 유다가 배반할 운명을 가지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는 충분히 기도하신 후에 그를 열두 제자의 수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사람을 선택하실 때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다. 비록 나중에 배반할 사람이라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를 사랑함으로써 열두 제자로 부르신다는 사실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일꾼을 선택할 때 너무나도 인간적인 생각에만 치우쳐서 편애와 편견을 가지고 투표하고 있는 모습을 반성하게 한다. 불행하게도 역대 총회장을 역임한 사람 중에는 가룟 유다와 같은 지도자도 있다. 총회가 그 사람이 그런 배반자가 될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과연 그를 총회장으로 인준하는 일을 하였겠는가. 예수께서 가룟 유다를 임명한 것은 사랑으로 사람을 세우시는 영적인 권위의 최고 극치를 보여주는 행동이다.
초기교회에서 맛디아 보다는 요셉의 이름이 다양하게 거론된 것을 보면 그가 맛디아보다 더 유명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평범한 사람인 맛디아에게 신적인 만장일치로 결론이 내려졌고 열한 사도는 바로 그를 사도로 맞이하였다. 총회의 인준은 영적으로 한 치의 티끌도 없는 완벽한 사람을 공인하는 제도가 아니다. 비록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일단 공정한 선출과정을 통해서 결정이 되었으면, 모든 사람들이 사랑으로 감싸고 그 사람을 결정한 배후에 하나님께서 일하신 것을 인정하는 승복의 자세가 필요하다.
9. 결론
사도행전 1장에서 초기교회가 맛디아를 선출하는 방식은 예수께서 보여주신 삼원선출방식 곧 부르심과 선택과 임명의 방법을 새로운 시대적 상황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당시의 현실에 적용한 매우 훌륭한 사례이다. 필자는 예수의 방법을 맛디아 선출 방법에 추천과 투표와 인준으로 적용한 초기교회의 과정을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간단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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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부활 승천 이후에 초기교회는 두려움 속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어떻게 당면한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야 할지 알지 못하였다. 이런 와중에서 120명쯤 되는 성도들이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모여서 한 마음으로 기도하여 성령의 도우심으로 위로부터 임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간절하게 기다린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 가운데 하나인 유다를 대신할 사도를 선출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을 때, 다음의 그림과 같이 초기교회는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시고 선택하시고 임명하신 삼원선출방식을 재해석함으로써 추천제도와 투표제도와 인증제도라는 삼원선거제도를 확립함으로써 맛디아를 성공적으로 선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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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부총회장 선거는 다양하고 복잡한 여러 요인들에 둘러싸여 있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쉽게 해법을 찾는 일이 용이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수의 가르침과 초기교회의 맛디아 선출방식이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는 사실을 직시함으로써 총회는 성서적인 가르침에 근거한 올바른 내용을 현실에 맞게 재해석하고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성서에 입각한 경건한 선거제도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샬롬 오직 예수!
소기천 목사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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