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가 19일 폐막된 ‘제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코펜하겐 합의(Copenhagen Accord)’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WCC 기후변화 정책담당을 맡고 있는 기예르모 케르버(Guillermo Kerber)는 “이번 합의는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이루어졌다. 세계 강대국끼리의 협상과도 같았다”고 21일 WCC 홈페이지를 통해 비판했다. 이번 총회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2위를 다투는 미국, 중국 등 강대국 위주로 진행된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번 합의는 유엔의 다국간공동정책 및 민주주의 원칙에 커다란 타격이 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WCC는 또 이번 합의가 온실가스 감량 ‘목표’만 설정했지, 당사국들로 하여금 ‘공약’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목표로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한다’를 설정했으나, 이를 달성하기 위한 나라별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폐막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이번 합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언급했듯 ‘본질적인 시작(essential beginning)’이라고 명명되기도 하나, 많은 비정부단체들은 이번 합의가 기후변화가 초래할 파괴를 종식하는 데 거의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WCC는 “모든 나라들이 참여하는 합의가 새롭게 나오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새로운 합의에서는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목표가 명시되어야 하며, 미국은 취약 개도국을 위한 지원금으로 연간 1500억 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