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감리교 새해 벽두부터 ‘어수선’

직무대행 자격시비, 전직 감독들 기자회견 등

감리교가 새해 벽두부터 어수선하다. 두 해에 걸쳐 미뤄진 감리교 정상화가 수포로 돌아간 상태에서 법원으로부터 직무대행 권한을 받은 이규학 감독의 자격 시비 그리고 전임 감독들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이 이어진 것.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 자격 시비와 관련, 작년 12월 21일 임영훈 감독을 포함한 6명의 감독들은 감리교 사태에 대한 입장과 해결을 바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총회를 개최해 행정을 복원하자는 요지의 내용을 전한 이들은 성명서 중 현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임기를 12월 31일까지로 해석했다.

그러나 반박 성명서를 낸 감리교 본부 임원회는 “12월 31일까지 직무대행은 물러나라는 식은 교회법도, 예의도, 어른의 태도도 아니다”라며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임기는 6명의 연회 감독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감리교 본부 임원회는 “6명의 연회 감독들이 못 박은 ‘12월 31일까지’는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기한일 뿐”이라며 “직무대행의 권한은 법원의 임기에 대한 또 다른 결정이 있기까지 준수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직무 대행 임기 문제는 작년 11월 18일 ‘감독회장 직무대행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사건번호 2009카합4157)’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돼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니 그 결과에 따르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작년 한 때 김국도 목사를 지지하는 세력이 감리교 본부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위 기사와는 무관한 사진입니다)

본부 임원회측의 반박에도 6인 감독들을 지지하는 세력은 4일 오전 본부에서 열린 신년시무예배에 이규학 직무대행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폭설로 인해 이 직무대행이 출근을 하지 않자 사태가 무마됐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전직 감독들의 ‘쿠데타’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직 감독들과 본부 임원회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를 개최하겠다”며 대략적인 총회 날짜까지 확정한 것이다.

본부 16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전임 감독들은 결의문에서 “이제껏 법원을 존중하며 이규학 직무대행이 교리와 장정에 의한 재선거를 실시해 교단을 정상화 시킬 것을 기대했지만 혼란과 실망감만 안겨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때에 지위와 업무를 망각한 본부 임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감독회장에 준한 직무대행에 관한 결정까지 하는 오만방자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며 “본부 임직원 일부가 현직 감독들에 대해 ‘당선자’ 호칭과 범죄경력증명서 미제출 문제 등으로 도전하고 있어 전직 감독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총회 장소와 일정과 관련해서는 “오는 28일 정도로 예상 중”이라고 했으며 총회개최 합법성을 묻는 질문에는 “교리와 장정 상 당회가 감리회의 회의의 기본 구조인데, 통상법상 유추적용해 볼 때 당회가 1/3이듯이, 총회 재적 1/3이상의 동의만 있다면 문제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의문에는 권혁구, 구동태, 김승현, 김종문, 김창수, 김충식, 박거종, 박상혁, 박영준, 석준모, 소화춘, 신완철, 이기복, 이돈하, 이종현, 장동주, 최승일, 최타권, 최호순, 한정호, 현상규 감독(가나다 순)등 전직 감독 총 35명 중 21명이 동참했다.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의 권한 시비 그리고 전임 감독들의 기습적인 기자회견 등으로 감리교는 새해 벽두부터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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