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유진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문화영성위원회는 11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적 상상력을 통한 문화접속!’이라는 주제로 기독교 대안 문화 모색을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영상 문화와 기독교 문화 운동의 이해’란 주제로 발제한 정혁현 목사(영상문화연구소 kenosis)는 “(기독교문화운동의 목적은) 문화를 매개로 동시대의 욕망에 접근하여 이를 기독교적으로 변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목사에 의하면 문화는 그것을 행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반영하고 감동과 설득이라는 과정을 통해 운동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 선교에 영상미디어를 활용하기에 앞서 선교와 구원의 개념이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의 선교’의 개념을 재차 강조했다. 하나님의 선교의 대상은 교회를 포함하는 피조세계 전체이며, 기독교인의 신앙적 실천은 세계를 해방하는 하나님의 활동에 참여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그리스도인의 모든 목적이 전도에만 얽매일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기독교 문화사역은 바로 이 ‘하나님의 선교’라는 맥락에서 벗어나 단지 교회의 외양을 불리는 데 그치고 있으며, 이는 기독교의 사회적 고립을 야기시켰다는 것이 정 목사의 주장이다. 즉, 그동안의 기독교 문화사역이 기독교신앙을 동시대의 삶과 관련해서 유의미한 것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패널 임의진 목사(작가)는 실제로 기독교 방송매체를 통해 접하는 영상물들에 대해 “백인들이 주인공인 외화 성경시리즈물이나 자칭 크리스천이라 고백하는 연예인들의 통속적이고 말초적인 신앙간증 프로그램 그리고 일부 극소수 대형교회 목사님들로 장악된 우렁찬 설교 장면들 뿐이다”면서 혹평했다. 그는 또 기독교 방송매체들을 통해 일반 대중에게 무차별로 전송되고 있는 잘못된 기독교 영상문화를 비판하고 이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정 목사는 기독교 영상미디어 운동의 재구조화, 전략적 진로의 모색을 제안했다. 바로 문화 상업주의를 넘어서 선교적 운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과 상업적 영상미디어와는 상이한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접근을 위해서는 “기독교 신앙을 앙상한 교리 목록 몇 가지로 제한하는 신앙양태에서 벗어나, 신앙 자체가 동시대의 삶과 세계와 관련해 성서와 신학을 매개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를 실천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늘날은 영상미디어라는 새로운 매체에 의해 커뮤니케이션되는 세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교에서 영상미디어 교육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정 목사는 이 문제의 배경으로 “교회가 이미 기득권자가 되어 상황의 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든가, 교회가 영상을 바탕으로 신학과 성서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부실하다든가, 아니면 영상미디어가 가지는 해석적 다원성이 근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한국교회의 성향에서 볼 때 불온하고 불순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영상미디어운동의 최대 걸림돌이 자기 성찰에 인색한 교회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 ‘CCM과 교회음악의 소통’이란 주제로 발제한 민호기 목사(대신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는 ▲Contemporary 정신의 정립 ▲의식적 예배에서 자발적 예배로의 회복 ▲완성도 있는 음악을 통한 우리의 신앙에 대한 봉사 ▲시대와 공명하는 음악 사역 지향 등을 한국교회 음악 사역의 방향과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