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여성신학연구소 제공 |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성신학연구소와 기독교학과, 신학대학원은 11일 오후 이화여대 대학교회 소예배실에서 웨슬리 아리아라자 교수(미국 Drew University School of Theology·Ecumenical Theology )를 초청, "Religion, Politics, and interreligious dialogue:종교, 정치 그리고 종교 간 대화"을 주제로 공개 강연회를 열었다.
아리아라자 교수는 강연에서 "정치가 종교를 이용, 악용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와 이슬람을 일례로 들며 종교가 정치화 될 경우 갈등과 전쟁으로 이어져 종교 정신에 상처를 남긴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세계화는 이런 종교 공동체들이 상호 고립을 깨고 서로 관계 맺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종교 간 대화에 대한 강연을 하고 있는 아리아라자 교수는 "종교간 대화는 긴급구호서비스(ambulance service)가 아니라 공중보건 의료서비스(public health program)"라고 전했다. 즉,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미리 예상하고 그에 대처하기 위해 시의적절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다른 나라들의 경험에 비추어 “일단 종교 간 갈등이 빚어지면 원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리아라자 교수는 지난 8월 한국에서 발생했던 범불교적 시위를 언급하고 "(한국의 기독교와 불교 간 갈등은) 잠시 해소의 국면으로 접어든 듯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 사회 특히 기독교인들이 이 사태를 ‘경종의 소리’로 받아들이고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시작하는가의 여부"라며 한국 기독교가 직면한 문제를 지적했다. 개신교 교회에 대항해 일어난 최초의 조직적 시위인 만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종교 간 평화를 위해 기독교 공동체가 전환해야 할 사고를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다원성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일성을 강조하는 기독교 교리는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거부하고 다원주의 사회와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리아라자 교수는 또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 등의 말씀만 보는 시각을 지적하며 “성서를 전체적으로 보면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을 낮추라는 가르침이다. 성서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이것은 공격적인 선교와도 연관되어진다. 그는 “치유하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가 다른 사람에게 공격과 위협으로 느껴진다면 굉장히 잘못된 것이다”며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정의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모든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하는 문제”라며 “의식적으로 종교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은 자기 종교나 문화가 무시당했을 때 자신들의 인격자체가 무시당했다고 느낀다”면서 “타종교의 전통에 대해 우월의식을 가지고 무의식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