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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2010년 새해의 기도와 소망

 

제목 : 2010년 새해의 기도와 소망
발표 : 김영한(한복협신학위원장 /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2010년 1월 8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에서)




2010년 새해의 기도와 소망

 

김영한(한복협신학위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원장)

 

 

125년전 한국은 아시아의 미지의 나라였고, 대원군의 쇄국 정책으로 인하여 가난과 무지가 지배한 은둔의 나라였다. 그 결과로 명치유신으로 개화한 일본에게 100년전 1910년 나라를 빼앗기고 36년동안 나라없는 슬픔과 고통을 받았다. 해방 후 한국은 북의 남침으로 인한 동족상쟁의 비극을 통한 국토의 잿더미의 불행과 비극을 극복하고 지난 60년 동안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올해 2010년에는 G20 그룹 모임의 의장국이 되었다. 다가오는 2010년대 세계의 경영은 G7 그룹에서 G20 그룹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2010년 올해 G20 회의에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기본틀을 다시 짜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2020년을 바라보면서 한국의 위상은 동방의 변방에서 이제 세계의 중심으로 서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아시아와 세계에 전파하는 선택받은 민족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한국교회는 이 일을 대행하는 제사장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I. 한국사회를 향하여

 

1. 세계를 위하여 주는 나라

 

한국전쟁후 국민소득 50불과 불과한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오늘날 국민 소득 2만불을 달성하리만큼 번영을 이룩하였다. 1997년 IMF 금융위기를 지혜롭게 넘긴탓에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2008년 미국 월가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불황을 가장 잘 넘겼다. 2009년 한국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4번째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이것은 1950년대 최빈국에서 59년이라는 최단기간에 원조국으로 된 역사적 사건이다. 20세기와 21세기를 통틀어 원조(援助)를 받는 후진국이 원조 공여국으로 변신한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런데 2007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총 대외 원조액(2005년 기준)은 7억5200만 달러로, GNI 대비 0.1% 수준이다. 2009년도 유엔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해외원조및 개발지원국으로서는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이 자기만 알고 이웃을 모르는 졸부 국가라는 것이다.

 

2, 경제에 걸맞는 국민의식

 

이제 우리 국민들은 부의 풍요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부를 사용하고 누리는 의식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중동 지역의 졸부의 나라들, 두바이, 아랍에미레이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 석유로 부를 축적하여 돈이 많다고 선진사회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부에 걸맞게 의식수준, 윤리와 도덕과 삶의 질이 따라야 한다.

 

1)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이고 올림픽·월드컵을 치렀고 G20을 유치했다고 일류 국가, 선진 국민이 되는 게 아니다. 선진국 운운하기 전에 사회생활(지하철, 버스, 식당, 극장, 유원지, 데모, 노조운동 등)에서 기초질서와 규칙을 꼭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절제하는 생활의 기본기부터 갖춰야 한다. 기본 중의 기본은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다.

 

2) 투명성이 작동하는 사회

 

덴마크는 2007년 세계투명성기구(TI)의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세계 180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공무원과 정치인이 제일 깨끗한 나라라는 뜻이다. 그동안에도 줄곧 5위권에 들다가 순위가 더 올랐다. 한국의 투명성은 세계 43위. 노무현 정부 들어서도 지난 5년간 순위는 전혀 개선되질 않았다.

 

3. 사회의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

 

시장 경제와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는 원칙, 좌우 이념강조 보다는 중도 실용이 중요하다.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중산층이 강화되어야 한다. 양극화를 막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중도서민 정책은 바로 중산층을 살리는 정책이다. 서민들에게 수백만원을 빌려주는 무보증소액신용대출 은행제도, 비정규직 처우개선, 국민과의 소통강화, 대화와 타협에 의한 통합이 이루어지는 건강한 사회 건설하는 것이다.

 

영국 학자 기든스(Anthony Giddens)의 ‘제3의 길’의 요점은, 바로 국가의 필수적인 복지제도는 유지하면서도 개인의 책임성을 강조한다. 그리하여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 실업률과 복지병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인간평등을 기초로 한 정의의 개념은 개인의 권리 주장뿐만 아니라 의무 수행을 통해 함께 일해야 가능하다는 것이‘제3의 길’이다. 현재 스웨덴의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 바로 미국식 신자유주의로 가는 것은 아니다. 기존 복지제도의 틀을 상당한 정도 유지하면서 일자리 창출, 내수 진작으로 국민 경제의 규모를 확장해 나가려는 것이다. 우리도 한국적 방법으로 이러한 제 3의 길을 지혜롭게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II. 한국교회를 향하여

 

1. 2013년 WCC 총회유치를 성숙하게 준비

 

불과 125년전까지 기독교의 불모지였던 한국이 선교 1세기 그리고 1/4세기만에 전 세계 기독교의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독교 축제와 총회를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하여 우리는 환영하고 감격해 하지 마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일을 성사시켜주신 분들(추진위원장 김삼환, 박종화, 조용기 목사 등)의 노고에 대하여 경의를 표한다.

 

여기서 필자가 논하는 것은 그러한 기독교 대회를 진행하는 NCCK의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110개국에서 장로교, 감리교, 루터교, 성공회, 정교회 등 349개 교단 5억8000만명이 가입한 세계 최대 개신교 협의체로 7년마다 나라를 바꿔가며 총회를 열고 있다. 1961년 인도 뉴델리의 3차 총회 이후 아시아에서 52년 만에 열리게 된 부산 제 10차 총회는 한국 개신교 역사에 있어서 처음의 경사이자 아시아 개신교의 발전과 역동성을 세계에 과시할 기회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이고 중차대한 기독교적인 축제가 종교 혼합 내지 종교다원주의 정신에 의하여 주도되어 기독교의 정체성을 상실한채 양적이고 화려한 모임의 외관에 치중하는 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참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연합과 화해의 모임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2. NCC의 신앙 정체성 분명히

 

예장 통합 전국장로회연합회(전장련)가 2009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신앙 및 신학방향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란 제목으로 신앙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회에서 2013년 WCC 세계총회 개최지를 한국의 부산 벡세코(Bexeco)로 확정한 경사(慶事) 직후 공개적으로 나온 NCCK의 신앙적 정체성에 대한 평신도 교회지도자들의 건설적이며, 비판적이고, 시의적절한 예언자적 소리이다.

 

지난해에 발표된 통합측 전국장로회연합회의 신앙선언은 “최근 NCCK에서 홈페이지에 게재한 [생명의 강 살리기 종교여성 공동기도문], [한국목회자 1000인 시국 선언](2009.6.18) 등이 표현하고 있는 종교혼합 내지 종교다원주의 내용이“ ”기독교 정통 신앙에 위배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하여 “기독교의 지도자들로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천명하고 있다.

 

전장련은 “현재 세계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에큐메니칼 신학’에서 21세기‘종교다원주의신학’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선상에서, NCCK가 간과하고 있는 기독교 신앙의 근본진리를 다시금 재천명하여, 왜곡된 ‘에큐메니칼 정신’을 수정하고, 다가오는 ‘종교다원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신앙선언의 배경을 천명하고 있다.

 

전장련은 “우리는 WCC의 창립정신에 공감하며 교회연합운동에 적극 지지해 왔으나, 최근 WCC와 NCCK의 일부에서 제기된 혼합주의 내지 종교다원주의적 신학편향과 그들의 신앙실천은 성경과 우리의 신앙입장과 배치되는 것임으로 우리는 이들의 신학과 신앙적 입장에 크게 우려를 표명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KEF를 포함한 한국 복음주의 교회는 평신도 지도자 모임인 장로연합회의 신앙선언에 찬성하면서 한국의 교회연합기관(한교협, 한기총)이 종교개혁적이고 성경적 신앙입장을 가지도록 조정과 감시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III. 복음주의 교회의 사명

 

1. 소외된 자들을 향하는 문을 열고

 

오늘날 복음주의 교회는 주위에 있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프랜시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스스로 높아지는 교회, 교권과 자기의 권익을 높이는 중세교회의 모방에서 벗어나 참으로 지극히 작은 소자들을 행하여 나아가야 하겠다.

진정한 경건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겸허히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대형교회가 사회의 비판을 받는 것은 섬기고 나누고자 하지 않고 세상의 열락에서 안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2. 세상을 위하여 존재하는 사마리아인의 교회

 

교회는 이 세상에서 선택함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이나 동시에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교회는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하여 존재하지 않고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신 이 세상을 위하여 존재하여야 한다.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가 그리스도를 “타자를 위한 존재”(Sein für andere)라고 말할 것 같이 우리도 주님을 따라서 이웃과 사회와 이 세상을 위하여 존재해야 한다. 이 세상의 쾌락이나 열락을 위하여 존재하지 않고 이 세상에게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가치를 보여주고 인도하기 위하여 우리의 겸허한 마음과 선행을 보여주어야 한다.

 

3. 연합하고 일치하고 상호 존중하는 교회

 

한국 감리교회가 감독자리를 두고 2009년 내내 내부 분열이 되었고 이것이 세상 법정에까지 까서 심리를 받게된 것은 매우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자리와 권력 때문에 다툰다는 것은 교회의 영적이고 사회적 지도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다. 서로간 의견이 다르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세워주는 섬기는 리더십을 한국교회는 교단내의 일과 그리고 연합사업에 있어서 발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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