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한 기자 |
엘리스 교수는 강의의 주요내용으로 5명의 유대 사상가를 조명하기에 앞서 먼저 유대인들의 공동체적 의식을 설명하며 이러한 유대인들의 속성을 파악해야 5명의 유대학자들(마틴부버, 아브라함 요수아 헤셀, 엘리 위젤, 한나 아렌트, 엠마누엘 레비나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출애굽 사건과 홀로코스트 사건을 들어 공통된 유대의식을 찾기 시작했다.
엘리스 교수는 “유대인들의 특징은 집단적이며 공동체적 의식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이라며 “출애굽 사건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에도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대인들의 역사의식이 시간의 흐름에 얽매여 있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유대인들은 좀 특별한 역사해석 방법을 갖고 있는데 역사를 시간순으로 단순 나열하지 않고, 역사적 사건과 의미를 포착해 시간의 간극을 메운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출애굽 사건 이후 갖은 수난과 고통을 당해야 했는데 그 중에서도 세계2차대전 당시 나치스 독일에 의해 유대인들 600만명이 학살당한 홀로코스트 사건은 그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역사적 상처로 남게됐다.
엘리스 교수는 “죽음의 위협 속에 당시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재판하기에 이르렀다”면서 “(하나님을 기소할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도)그들이 하나님을 기소한 주된 동기는 출애굽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켰으면서도 왜 오늘의 포로수용소에선 유대인들의 죽음앞에 침묵하기만 하는 것인가였다”고 설명했다. 출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지 않았으면 희망 조차 갖지 않았을텐데 당시 해방의 역사를 일으킨 하나님이 침묵하는 것이 유대인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는 것이다.
이어 “이를 두고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같은 고통을 받게 된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유대인들은 생각 끝에 우리가 하나님과의 약속을 져버려서 하나님이 우리를 져버렸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고 그는 전했다.
엘리스 교수에 따르면 유대인들과 하나님간에는 일종의 계약관계가 성립돼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책임지겠다고 한 것에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따를 것”이란 약속을 의미했다.
이밖에도 엘리스 교수는 홀로코스트에 앞서 기독교의 핍박이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었다며 유대를 향한 기독교의 핍박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홀로코스트에 앞서 기독교에 의해 유대인들이 약1천년 동안 핍박과 압제를 받았다”며 “우리 유대인들은 당시 기독교를 제국주의화된 기독교, 콘스탄틴 기독교라고 비난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엘리스 교수는 홀로코스트 이후에 (유대인들을 향한)기독교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세계2차대전이 끝나고서야 유대가 기독교의 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엘리스 교수는 ‘불안과 위기의 시대와 하나님에 대한 물음’이란 주제로 다섯명의 유대학자들의 사상을 조명,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과 인권을 박탈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평화로운 연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