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힘내라, 한국교회' ⓒ동연 |
국내의 대표적인 종교사회학자 이원규 교수(감신대)가 신간 <힘내라, 한국교회>(동연)를 펴냈다. 이 책은 종교사회학의 원론을 배제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만으로 내용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실천적이다.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를 향해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 저작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교회 어디로 가고 있나> 등에서 그는 한국교회의 세속화 문제와 배타심 등을 꼬집으며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개탄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 <힘내라, 한국교회>는 반전이다. 그는 “지금까지 나는 한국 사회나 교회에서 희망보다는 절망을 보았고, 낙관적이기보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경우가 솔직히 많았”지만, 이번 책에서는 “교회가 사회의 마지막 희망일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교수가 사용한 방법론은 한국사회의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상황’이란 낮은 출산율, 자살, 사형제도와 같은 사회 전반의 위기 상황과, 제사, 화장, 환생과 같이 전통적 가치관과 기독교 가치관의 대립으로 인한 문제 상황을 포함하고 있다. 또 경제 성장, 주 5일 근무제와 같은 경제 문제도 다룬다.
‘낮은 출산율’은 세계미래예측보고서가 한국을 전 세계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가장 빨리 사라질 나라로 꼽았듯이 한국사회가 코 앞에 직면한 위기 상황으로서, 이는 국가 경쟁력 위축과 사회 고령화에 따른 1인당 노인 부양 부담 증가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가적 재앙’이다. 이원규 교수는 여기에 보태어, 출산율 저하가 ‘교회’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는데, 현재의 총인구 대비 개신교인 수가 유지될 경우 2050년경에 교인 수는 540만 명에 불과하고 그 가운데 거의 절반은 65세 노인으로서 한국교회의 ‘잿빛 미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금의 출산율 추세라면 200년 후 교인 수는 90만 명에 불과할 것이라고.
이에 그는 “한국교회가 자녀를 많이 나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요, 교회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것을 교인들에게 일깨워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고, 21세기 한국교회의 최대 과제로 ‘세 자녀 갖기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또 유교와 불교, 무속신앙의 영향으로 제사, 화장, 환생 등에 대한 가치관의 갈등을 경험하는 성도들에게 한국교회가 신속히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사’ 의식에는 조상들의 얼을 기리고 옛 정을 되살리는 순기능이 있는 만큼 제사의례를 기독교식으로 승화시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화장’에 대해서는 비록 기독교인들이 신앙적인 이유에서 매장을 고수하려 하나 사실 기독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영과 혼은 떠나가고 육체는 썩어 흙으로 돌아간다고 가르치고 있는 만큼, 화장이 비기독교적이라는 인식은 타파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더구나 면적이 제한된 국토를 묘지로 잠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에 더욱 권장돼야 한다고.
이 책에 대해 한신대 채수일 총장은 “비판서적들의 한계라고 할 ‘대안 부재’의 우를 답습하지 않고 대안적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추천했다.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저자는 교회가 먼저 사회와 대화하며 함께 책임을 져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추천했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한국 교회의 내부적인 문제 – 세습, 여성, 이단, 성탄절문화, 민족문화와 선교의 관계 – 를 다루고, 2부에서는 사회 속 교회의 역할을 모색한다.
총 278쪽 ㅣ 1만 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