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참여적인 교단으로 대표되는 기장총회에 대한 세간의 편견이 있다. ‘기장 신학을 하면 교회가 부흥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과연 사실일까?
기장에서도 가장 사회참여적인 목회자로 꼽히는 김경재 목사, 김경호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동시에 한 교회의 담임목사이기도 한 그들은 “기장신학이 부흥을 가로막는다는 생각은 오해이며, 성경에 기초한 건강한 교회라면 부흥하기 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의 대담은 기장회보 1월호에 실렸다.
▲김경호 목사(왼쪽)와 김경재 목사가 기장총회의 선교적 발전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기장회보 |
그러나 기장이 보수적인 타 교단에 비해 성장이 더뎠던 것은 사실. 이에 대해 김경재 목사는 “기장이 추구하는 꿈과 비전이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덧붙여 기장의 비전은 ▲생태와 환경의 문제 ▲지구화 문제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소외의 문제 ▲문화의 다양성에서 야기되는 문화적 충돌 ▲과학과 종교의 갈등과 같은 상황에서 발견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재 목사는 또 교회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장의 ‘진보적인’ 정체성은 유지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국의 정치와 사회 상황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님에도 성직자들이 의사표시 하는 것을 좌파, 진보, 운동권이요 목회의 정도(正道)에서 탈선했다고 보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 또 “1970~80년대 사회민주화 운동에 힘썼던 분들이 믿음이 없어서 탈선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두 목사는 부흥의 ‘당위성’에 대해 토론했다. 김경재 목사는 “목사가 정말 진지하게 독서하고 기도하며 복음에 대한 신념을 갖고 뜨겁게 교육과 설교한다면 부흥이 안 된다는 말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고 당위성에 못 박았다.
또 “소위 ‘기장성’이라는 이름을 빙자하여 일차적인 목양지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온 힘을 다해 목회하면서 동시에 사회적인 이슈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호 목사도 ‘교회 성장’에 의견을 같이 하며, 특히 ‘사회 참여’가 ‘교회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말했다. 그는 한국 가톨릭이 최근에 급성장한 요인 중 하나는 ‘진보적인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기 때문이며, 이는 가톨릭 내 보수적인 성직자들이 진보적인 성직자들을 큰 틀에서 이해해주고 지지해주어 가능했다며, “어찌 보면 기장이 누리고 받아야 할 영광의 분량을 가톨릭이 가져간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그런 점에서 “우리 교단이 성장이냐 사회참여냐를 가지고 (갈등하며), 상대방 때문에 우리 교단이 발전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큰 교회는 물적 토대를 세워주고 밖에서 일하는 분들은 기독교가 살아있구나 하는 이미지를 알리는 통 큰 정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재 목사는 기장의 ‘신학’에서도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지성과 신앙의 분리를 말하지 않는 기장의 신학이 과학과 신앙의 대립과 같이 기독교의 반지성주의로 인하여 혼란을 겪는 현대인들에게 해답을 줄 수 있지 않겠냐는 것.
또 그는 “기장의 젊은 목회자들에서도 희망이 보인다”며 농촌교회인 들녘교회(이세우 목사),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중간형인 용진교회(김선구 목사), 도시교회인 들꽃향린교회(김경호 목사)가 “가히 모범적”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