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위협받는 ‘인간의 존엄성’

『생명공학 판도라 상자의 열쇠인가?』

  ▲ 『생명공학, 판도라 상자의 열쇠인가?』 표지
눈부신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21세기 인류는 그 어느 시대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생명공학의 발전은 전 인류의 소망이라고도 부를 법한 ‘생명 연장’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인류의 밝은 내일을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생명 공학이 낳을 수 있는 여러가지 부작용도 간과할 수만은 없게 됐다. ‘윤리’를 상실한 채 날로 발전해 가는 생명 공학이 ‘인간의 존엄성’에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공학, 판도라 상자의 열쇠인가?』(홍성사)는 21세기 우리 사회가 직면할 가장 큰 도덕적 도전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생명공학 전반에 대한 전문적 이해와 더불어 크리스천으로서 생명공학을 어떻게 이해하고 발전시켜 가야 할지를 알려주고 있다.

교도소선교회 대표 찰스 콜슨이 이끄는 ‘윌버포스포럼’의 회원이자 생명공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프렌티스, 리처드 도어플링거, 웨슬리 스미스, 윌리엄 손더스를 포함한 11명의 전문가들은 배아 연구, 줄기세포 연구, 복제, 유전 기술, 유전자 요법, 약물 유전체학, 인공두뇌학, 나노기술 그리고 낙태를 포함하는 새로운 유전학 분야에서 우리가 직면한 윤리적이고 법적인 도전들에 경종을 울린다.

“우리는 지금 런던의 한 회색 건물에 있는 실험실을 방문하고 있다. 방 이쪽에서 저쪽까지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고 있다. 벨트 위에는 수정된 난자가 들어 있는 조그만 유리병들이 쨍그랑 쨍그랑 서로 부딪히며 벨트를 따라 움직인다. 이 난자들은 곧 각각 96개의 배아로 나뉘고, 그 배아들은 각기 한 인간 개체로 성숙하게 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실험실에서 이 과정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사전 프로그램 된 난자들이 어떤 인물로 자라날지 이미 알고 있다. 어떤 것은 노동자, 어떤 것은 국회의원, 또 다른 것은 재계의 지도자가 될 것이다. 이들의 운명은 개신교도가 믿고 있는 대로 하나님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필요에 따라 시험관의 유전인자를 결정하는 과학자들과 관료들에 의해 이미 결정되었다. 이 사회에서 인간은 사회의 요구에 따라 생산되고 대체될 수 있는 부속품일 뿐이다”(『생명공학, 판도라 상자의 열쇠인가?』 16쪽)

이것은 1931년 출간된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의 한 장면을 인용한 것이다. 찰스 콜슨 외 이 책을 엮은 이들은 21세기 현 인류가 목도하고 있는 현상은 헉슬리가 예견한 것과 매우 흡사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본다.

이들에 따르면, 유전공학기술이든, 설계된 아기든, 인간 복제 혹은 줄기세포 연구 아니면 나노기술이든, 이 분야는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진보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윤리적인 문제, 즉 ‘인간됨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인가’ 등과 같은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질문도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20세기 저명한 기독교 변증가 C.S. 루이스는 일찍이 그의 책 『인간 폐지』에서 인간성에 대한 과학의 승리는 바로 인간을 제품화하는 ‘인간 폐지’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책 『생명공학, 판도라 상자의 열쇠인가?』는 새로운 생명공학기술이 우리를 어디로 이끌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 특히 이 책을 엮은 찰스 콜슨과 나이젤 카메론은 생명공학의 방향성에 대한 윤리적이고 신학적인 성찰을 제시한다.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로 낙태가 합법화된 30여 년 전에 그리스도인들 대부분이 이 사건을 외면했던 것처럼, 우리는 또다시 도덕적 대재앙을 외면하는 위험에 빠져 있다. 즉 생명공학의 최신 발전과 더불어 인간은 우리의 선택에 따라(낙태와 안락사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신적 특권을 부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따라 인간의 생명도 만들 수 있는 신적 특권을 전유하려 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에게 던져진 가장 심오한 질문은 어떤 것이 하나님께 대적하는 더 무거운 죄인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생명을 빼앗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형상으로 생명을 창조하는 것인가?”(찰스 콜슨, 서론- ‘인간 폐지’를 막을 수 있는가?, 28쪽)


총 408쪽  ㅣ  1만 9천원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