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신학의 갱신 없이 한국교회 갱신 없다”

이오갑 교수, 한국교회의 문제 조직신학적 분석

     ▲이오갑 교수(그리스도대)

한국교회가 퇴조하는 이유를 한 조직신학자가 ‘신학’에서 찾아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오갑 그리스도대 교수는 <한국조직신학논총> 최근 호에 게재한 논문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인가? ; 한국교회에 대한 조직신학적 반성과 대안>에서 한국교회 퇴조의 원인을 피상적으로는 성도들의 ‘삶’ 또는 ‘행동’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신학’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나무라면 신학은 ‘뿌리’라며, 한국교회의 진정한 갱신을 위해서는 한국교회에서 설파되는 신론과 인간론, 기독론, 성령론, 신앙론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신학에서 점검과 재수립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논문에서는 그 중에서도 “한국교회의 위기와 가장 직접적으로 관계를 가진다고 여겨지는” 교회론과 구원론, 종말론을 살폈다고 밝혔다.

교회론 – ‘교회’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정립돼야

이오갑 교수는 ‘교회론’부터 따졌다. 성경에서 교회는 어떤 ‘제도’로서가 아니라 ‘사람들로 이뤄진 하나의 공동체’로 표현된다는 데 주목하며 교회의 본질이 제도가 아닌 회중에 있다고 본 그는,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가 ‘제도’를 회중보다 중히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경의 교회론에서 비껴있다는 것이다.

그는 ‘회중’이란 결국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이뤄진 집단으로써 ‘회중이 중요하다’는 말 속엔 ‘한 사람이 중요하다’는 가치 판단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교회의 몸집(외형)을 불리기 위한 동원의 수단으로서만 사람을 여기지 않았는가 물었다.

예를 들어 ‘총동원 주일’은 “외형적인 성장을 위해 사람들이 동원된 무분별한 행사”는 아닌지, 각종 ‘목회 세미나’는 성도들이 교회라는 제도에 봉사와 충성하게 하는 일을 잘 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를 물었다.

특히,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누군가가 정작 자신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이용했다는 것을 깨달을 때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며, 현 사회에 만연한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반대운동의 이유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에 교회는 무엇이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에 대한 ‘교회론’ 재정립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원론 – ‘무엇이 구원인가?’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교회가 가지는 구원의 기능을 ‘영적인 구원’에 소극적으로 한정한 이 교수는, 그러나 이마저도 한국교회가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지적했다.

그는 구원이 ‘죄로부터의 구원’이며 오늘날 성도들의 영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죄는 ‘물신주의’라고 지적하고, 이에 물신주의로부터의 구원, 즉 물질과 돈에 사로잡힌 영혼을 위한 구원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제의 압제 하에서는 민족의 독립이 최대의 구원 문제였고, 군부독재 하에서는 독재로부터의 탈출(민주화)이 문제였다면, 21세기 고도의 물질문명 사회에서는 ‘물신주의’로 인해 매몰된 인간성의 구원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회부터가 먼저 외적 성장을 중시하는 ‘물량주의’를 버리고, 사람들에게 “영적이고, 내면적이고, 초월적인 구원”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종말론 ‘묵시문학적 종말론’ 벗어나야

교회론과 구원론의 재정립을 주장하며 한국교회의 물량주의와 물신주의를 지적한 이 교수는, 이어 종말론 논의에서도 종말론이 성도들을 물질주의, 배금주의, 세속주의로부터 벗어나 ‘하나님나라에 속한 거룩한 성도’로 살아가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종말론 재정립’을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종말론이 ‘묵시문학적 종말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종말론의 순기능마저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도인 누구나 “이 세상에서 저 세상을 살며, 현재에서 미래를 사는 ‘종말론적 실존’”이라며 이것이 올바로 이해될 때 그리스도인은 거룩과 성결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질주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을 살아가는 진정한 탈세상화의 감행, 즉 종말론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이에 종말론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회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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