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성경 속 여인들의 사랑과 야망> 1권, 2권
박요한 지음 ㅣ 성안당 ㅣ 총 367쪽 ㅣ 12,000원
구약성경 속 여인들이 소설 속 주인공으로 되살아났다. 등단 소설가인 박요한 목사(미주개혁신학대학 총장)가 신간 <소설로 읽는 성경 속 여인들의 사랑과 야망>에서 룻, 들릴라와 같은 구약 여인들의 삶을 ‘사랑’이라는 코드에 맞춰 소설화했다.
총 10편(1권 7편, 2권 3편)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색깔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음란의 굿판에서 시작되어 파멸로 치닫는 시므리와 고스비의 사랑이야기는 ‘에로스’고, 기도로 아들 사무엘을 키워낸 한나의 이야기는 어머니의 ‘아가페’다. 다만 모든 이야기에 여인이 등장하고, 사랑을 그 내용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책 제목에 ‘성경 속 여인들의 사랑’이 들어갔다.
저자는 소설을 통해 “성경이 얼마나 유익한 책인지 사람들로 알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잘 안 읽고, 그래서 잘 모르는 구약의 인물들에게 ‘소설’이라는 장치를 통해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들의 생활 터전과 주변 인물을 안내하면, 독자들이 상상력을 동원해 구약의 한 복판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10편 모두 갈등 구조를 가지고 인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에서 저자의 소기 목적은 달성된 듯하다. 이야기들은 ‘여자 들릴라, 남자의 행운인가 팜므파탈 재앙인가’, ‘노인 보아스와 젊은 여인 룻, 숭고한 계대결혼인가 최초의 원조교제인가’, ‘에스더, 민족 구원을 위해 희생한 여인인가, 천하 권세를 잡은 출세한 여인인가’와 같은 제목을 달고 있다.
“나는 목회자이기 때문에, 목회의 연장에서 이 글을 쓰고자 했다”는 저자는, 그러나 너무 ‘목회자다운’ 입장을 때때로 보여 ‘소설 읽기’를 방해하기도 한다. 교훈적인 메시지에 치중한 감이 있다. 구약이 생소한 성도들에게는 이러한 메시지가 오히려 성경 읽기의 가이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