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 281회 학술발표회 ⓒ이지수 기자 |
이덕주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가 한국 개신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무속(巫俗)’에 대해 긍정적인 재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6일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한규무) 제 281회 학술발표회에서 장진경 박사(숭실대, 한국교회사)의 <초기 한국 개신교회 여성의 신앙 양태 연구 : 무속성을 중심으로> 발제 후 논찬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진경 박사는 발제에서 한국교회의 기복신앙이 ‘무당을 통한 기복’을 요체로 하는 무속신앙과 맞닿아있다는 세간의 비판이 ‘여성 신도’들에게 쏠려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교회의) 무속성이나 기복적 성격을 여성들만의 성향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은 한국교회가 기복적 성격을 띈 책임을 가부장적 교회 분위기를 만들어 온 남성들에게 일부 돌린다는 점에서 진보된 견해지만, 한편으로는 ‘무속성’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점에서 기존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덕주 교수는 “우리는 지금까지 무속의 부정적 부분만 강조해왔다”며 “그러나 이제는 무속의 순기능도 (신학 연구의 차원에서) 살필 때가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무속에서 무당이 복을 빌 수(기복) 있는 것은 강신 체험과 같은 ‘종교적 체험’을 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따라서 무속을 분석할 때 ‘기복’이라는 표면만 봐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또 개신교 전래 초기에 전도부인들이 수행했던 기도, 신유, 상담과 같은 사역은 “옛날 무당들이 행했던 ‘초월과 현실의 중재’, ‘신탁과 예언’, ‘화합과 화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개신교가 없었을 당시 민중들의 심적 버팀목이 되어준 무속에 대해, 그리고 한국교회의 무속성에 대해 새롭게 조명해야 함을 주장했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장진경 박사는 개신교 전래 초기 여성 신도들의 신앙형성과정에 어떠한 무속성의 요소가 있었으며 이것이 여성들의 신앙 속에 어떠한 모습으로 잔존하였는가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