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길기독사회문화원이 주최한 가을일요신학 강좌에서 여성신학이 논의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호경 교수의 ‘여성 신학적 성서읽기’란 주제 발제에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남성, 여성을 떠나 여성신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했다.
주제강연에 나선 김호경 교수는 과거에 비해 한국사회 내 여성인권이 상당히 신장됐다는 데 동감하면서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사고, 즉 남성과 여성을 수직적인 관계로 해석하는식의 사고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남성들의 가부장적 사고를 바탕으로 남성 중심적으로 성경을 해석할 시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고통들을 설명하며 “성서를 ‘돌’로 이해하는 것 보다 ‘빵’으로 이해하는 것이 남성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성서를 시대를 초월해서 불변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새겨진 ‘돌’로 이해하는 것은 성서 속에 나타난 각종 다양한 억압과 불의를 암묵적으로 수용하게 한다”고 전하며 해석이 없는 성경으로 인해 여성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어 “성서는 성서가 쓰여지고, 전달된 과정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해석의 경험들을 통해서 성서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러한 이해는 성서 속에 있는 폭력과 불의의 이면을 볼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뚫고 드러나는 새로운 해방의 메시지들을 찾을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여성신학에 관한 김 교수의 발제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남성들이었다. 한 참석자는 “여성신학이 여성 인권 신장을 넘어 여성우위 신학으로 갈 수 있지 않느냐”며 “이제는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인데 여성이 자꾸 피해의식을 갖고, 성경을 해석하게 되면 여성신학의 본래 의도를 이탈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멘트를 던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앞으로의 여성신학은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는 이분법적 개념을 넘어서 사회적 약자들까지 포함한 보편신학으로 발돋움 해야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여성신학이 사회적 약자들까지 대변해 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한국교회 내 여전히 여성차별이 존재하며 그렇기에 여성이란 타이틀을 건 ‘여성신학’을 계속해서 유지 그리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요새 여성들의 인권이 신장됐다고 하나 아직도 사회나 교회에서 발생하는 여성차별은 우려할 수준”이라고 주장한 한 참석자는 “남녀의 성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아직도 갈길이 멀다”며 “(여성신학을)훨씬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