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정기총회 및 제 43차 학술대회가 17일 감신대에서 열렸다. ⓒ이지수 기자 |
1957년 창립돼 진보적 기독교 정신을 이어온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정기총회 및 제 43차 학술대회가 17일 감신대(총장 김홍기)에서 열렸다. 협의회는 이번 학술대회 주제로 ‘한국 현대사 100년을 돌아본다’를 채택, 1910년 일제의 국권 강탈 시부터 지금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발표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 상임위원을 지낸 김동춘 교수(성공회대 사회학과)가 맡아 과거사 청산의 의의를 전했다. 김 교수는 한국처럼 정부 차원에서 과거사 규명에 나선 경우는 “일본, 중국을 포함해 동아시아에서 첫 사례”라며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국가 스스로 조사하고 반성한 예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기와 군부독재기를 거치며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민간인 학살과 폭력은, 단순히 인권의 문제를 넘어 분단체제 극복 및 사회통합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에 하루 속히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 협의회 교수들은 발표 내용에 대체로 공감하며 첨언했다.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는 “진실화해위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현재로선 진실이 밝혀질수록 민족적 화해보다는 갈등과 양극화만 극렬해지는 양상이다. 민족적 참회와 반성의 능력이 없기에 그렇다”며 “민족적 화해에 도움이 되는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진관 교수(성공회대)는 “현 정부는 보도연맹을 필요악으로 보고 일제시대를 좋게 보는 등 뉴라이트 역사관을 그 밑에 깔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역사 재구성에 매우 방해가 된다”며 “이 같은 역사관에 확고하게 대응할 개념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발표한 이덕주 교수는 2010년을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전태일 열사 분신 40주년, 4.19 50주년, 한국전쟁 60주년, 소위 ‘한일합병’ 체결 100주년”이란 말로 규정하고, 21세기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할 가치로 ‘기독교 사회주의(Christian Socialism)’를 제시했다.
기독교 사회주의를 “인간적 사회주의로서 폭력적이고 기계적인 공산주의와 다르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기독교 자본주의를 수립하는 것과 함께 기독교 사회주의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자유를 지상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와 평등을 지상가치로 여기는 사회주의가 서로 대결하였지만, 두 이념 사이에서 박애를 지고가치로 여기는 기독교가 중재의 역할을 감당함으로 한반도 통일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학술대회 후 정기총회에서는 김은규 교수가 2008-2009년도 활동 내역으로 제 3, 4회 기독자-불자 교수협의회 공동학술대회, 아시아기독자교수협의회 및 UB 장학재단과의 공동학술대회 개최 등을 보고했다.
2년 임기의 차기 회장에는 이정배 교수(감신대)가 전직 회장단의 추천을 통해 선임됐다. 이 교수는 한국조직신학회 회장, 한국종교사학회 이사를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