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회 전경 ⓒ 김진한 기자 |
19일 장신대에서 박상규 박사(전 독일 함[Hamm] 교회 담임목사)가 독일 뮌스터대 재학 당시 박사학위논문을 발표했다. 기독교사상연구원 주최, 2008년 가을학기 학술강좌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강의실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참석자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았다.
박상규 박사는 먼저 칼빈과 바르트가 칭의와 성화 부분 중 화해론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칼빈이 칭의와 성화라는 이중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바르트는 원래 칭의와 성화라는 화해론의 이중구조를 칭의, 성화, 소명이라는 삼중구조로 확대하고 있다.
이어 둘째로 화해론의 기초가 되고 있는 삼중적인 배열 순서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박상규 박사는 “칼빈이 그리스도의 역사적 순서를 따르고 있다면, 바르트는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의 효력의 순서에 따라 삼중직을 배열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칼빈은 역사적 순서에 따라 그리스도의 예언자적, 왕적, 제사장적의 순서로 배열하고 있다면, 바르트는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의 효력의 순서에 따라 제사장적, 왕적, 예언자적 순으로 배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규 박사는 또 “칼빈에게는 칭의와 성화의 주체로서의 성령의 역할이 바르트에게서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성화의 영학영역에 대한 이해도 두 신학자간 큰 차이를 보였다고 그는 전했다. 그에 따르면 바르트는 칼빈이 성화의 보편적인 자원을 예정론적인 사고로 인해 상실하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칼빈에게는 성화의 밝은 측면보다는 어두운 측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강하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한편 박상규 박사는 칭의와 성화의 차원에서 한국 교회의 이원론 문제의 극복을 위해 제언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교회 뿐만 아니라 심지어 작금의 신학에서조차도 이원론 문제는 심각하다고 본다”며 “우선 구원론의 문제에 있어서 한국교회에서는 더 이상 의의 문제가 아닌지가 오래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원론에 있어서 더 이상 의의 문제가 아니라, 피안으로의 내세적인 구원 내지는 현세장공으로서 구원론으로 그 의미가 축소 내지는 환원되고 있다”며 “구원론에서 더 이상 의의 문제가 아니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종교개혁적인 정체성을 상실해가고, 종교개혁 이전의 교회나 신학으로 복귀하고 말것이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신학과 교회의 문제는 교회나 개별 그리스도인의 삶이 구원관과 그렇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못하는 것은 또 하나의 이원론적 문제”라며 “이러한 이원론적인 문제를 극복하는 길이 바로 우리 개혁신학의 설립자인 칼빈과 20세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회복했던 칼 바르트의 ‘칭의와 성화의 동시성’의 의미를 오늘 우리사회에서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