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주 교수 |
이덕주 교수(감신대, 한국교회사)가 최근 발표한 논문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를 위하여>에서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3가지 과제를 밝혔다.
‘되돌아보는 한국 기독교 역사 100주년’이란 부제를 단 이번 논문에서 이 교수는 한국 기독교 역사를 1기~3기로 나누고, 앞으로 다가올 제 4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1945년 해방 후부터 지금까지의 이른바 ‘제 3기’에 대한 역사 청산 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기독교적으로는 ‘회개’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3가지 – 봉건 잔재, 식민 잔재, 분단 잔재 – 에 대한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했다.
먼저 ▲봉건 잔재에 대해 이 교수는 “(한국 사회가) 민주화 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교회에서는 그 제도나 조직 등에서 수직적 봉건 기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세 봉건사회에서 땅을 매개로 주종관계가 형성되었듯,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목회자와 목회자, 목회자와 교인의 관계가 물질과 권력을 둘러싼 주종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봉건성이 초래한 ‘보수성’이다. 그는 “봉건적 잔재가 한국교회의 보수적 성향을 고착시켰다”며 “선교 초기 기독교는 개혁과 개방, 진보의 상징이었으나…(중략)…점점 진보성을 상실하고 사회를 무시하거나 경원함으로 이제는 사회로부터 역차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에 “사회와 활발하게 소통하며 교회와 사회가 함께 진보하는 역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둘째로 ▲식민 잔재에 대해서는 ‘친일인명사전’에 가해진 교계의 비난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친일인명사전이 “일제시대의 잘못된 역사에 대한 반성과 청산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편찬의 기본 취지가 ‘친일행적 규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전에 기독교 인사들이 포함된 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유전인자처럼 교회 안에 남아 있는 식민 잔재들이 있다”며, “신학과 전례, (신앙의) 고백과 표현에 있어서 주체성을 상실한 채 서구를 모방하고 답습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학의 식민시대’를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로 ▲분단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증오와 적대감에 기반한 ‘극우적 반공 이데올로기’를 하루 속히 청산하고,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담론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특히 이 교수는 ‘기독교 사회주의’를 통일 대비 담론의 모델로 제시하며, “탐욕스런 자본주의가 아닌 건강한 자본주의로서 ‘기독교 자본주의’를 수립하는 것과 함께, 폭력적이고 기계적인 공산주의가 아닌 인간적 사회주의로서 ‘기독교 사회주의’를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