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숭홍 박사(장신대 명예교수) |
‘신토불이身土不二 신학’이라는 향토적 냄새가 물씬 나는 이름으로 자신의 신학을 집성한 바 있는 한숭홍 박사(장신대 명예교수)가, “서양 신학의 시대는 갔다”는 단언과 함께 ‘신토불이 신학’을 서양신학의 한계를 극복한 신학으로 제시해 이목을 모으고 있다. 계간지 <문화와 신학> 최근 호에 게재한 <신토불이 신학 논고>에서다.
논문에서 내내 자신감 넘치는 어조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분명한 사실은 서양에서 더 이상 신학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3B 신학자로 일컬어지는 바르트, 불트만, 브룬너, 그리고 틸리히와 같이 신학 정보능력이 기가바이트인 신학자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신토불이 신학’이 세계신학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거라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신토불이 신학’은 서구의 신학계가 제시하지 못한 ‘신학의 원형’을 제시했다. 서구신학이 신과 인간, 그리고 그 사이의 중보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라는 삼자 구조 속에서 신학을 정립하는 데 그쳤다면, 신토불이 신학은 신과 ‘피조물 전체’의 관계의 논함으로써 신학의 원형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신(神)에 대해 논하길, “피조물이 있음으로 인하여 창조주 신으로 신앙될 수 있고”, “창조 이후에야 비로소 창조주 신으로 섭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신과 피조물 전체의 관계를 강조했다.
구원론에 있어서도 “거의 모든 신학이 그리스도를 인간의 구속과만 연계한 것은 기이한 일”이라며 “신이 아담의 죄 때문에 사실상 피조물 자체를 저주한 것을 볼 때, 그리스도는 (전체) 피조물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그리스도여야 한다. 신의 인간화도 엄밀히 보면 신의 피조물화로 넓게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신토불이 신학은 “신이 육신된 사건을 인간의 구속에 한정하는 전통적인 구속신학의 제한성을 창조물과 피조물, 신과 토의 관계로까지 넓혀 창조신학의 관점에서 신학을 보는 방식을 추구하는 신학함”이며, “그리스도를 천, 지, 인을 포괄하고 있는 신토불이 실체로, 그리고 흙으로 상징되는 원피조성과 관계하는 신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 신학의 뿌리는 서양신학이며 독일에서 나의 신학은 결실을 맺었”으나, 이제 서양신학의 거성들은 사라지고 그 시대는 저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신토불이 신학’이 세계신학계에 충분히 제시될 수 있을 거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