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목사 ⓒ기장회보 |
생태계 문제에 위기 의식을 갖고, 연구를 거듭한 세계 유수의 저명한 신학자들의 주장을 열거한 이 목사는 "여러 모델들의 생태 신학이 공통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것은 자연을 인간 활동을 위한 죽은 재료, 죽은 대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자연도 인간의 필요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인간 역시 자연의 생명의 그물망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자연의 일부임을 신학적으로 확립하는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목사는 기독교 생태 신학의 선구자 중의 한 사람인 폴 샌트마이어 (H. Paul Santmire)를 비롯해 과정신학자 죤 캅 (John B. Cobb Jr.), 얼마 전 작고한 미국의 가톨릭 신학자, 문화사가, 지구학자(Geologian) 토마스 베리(Thomas Berry), 여성신학자 로즈마리 류터(Rosemary Radford Ruether), 브라질의 해방신학자 레오나르드 보프, 독일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생태 신학 연구의 업적을 정리했다.
이 목사는 서양 근대 사회의 인간중심주의가 생태계 문제를 야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가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로 이해하면서 자연 그 자체의 마법적 힘을 비신화화 시켰는데, 서양 근대 사회의 인간중심주의는 이렇게 비신화화된 자연을 인간을 위한 도구적 재료로 전락시키면서 생태계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생태학적 창조 이해가 현대 과학과의 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아울러 현대 과학이 궁긍적 심판관을 자임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도 경고했다.
그는 "현대 과학이 궁극적인 심판관의 위치에 서게 되면 기독교 생태 신학은 결국 뿌리 없는 공허한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성서의 우주론의 깊은 영적인 통찰력, 기독교 전통이 확립해 온 삼위일체 하나님 이해의 생태학적 지혜를 섣불리 폐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생태계 위기 문제에 있어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필요하다고 봤다. 이 목사는 "인간을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로 보지 않고 자연 ‘안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존재로 이해한다고 해서 인간이 갖고 있는 독특한 지위와 역할과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독교 생태 신학이 '생태계 위기'를 또 하나의 사회적 이슈로 다뤄져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지금과 같은 혼란과 위기의 시대에, 기독교 생태 신학은 보다 근원적인 생명에 대한 이해,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시며, 자연과 함께 신음하시며 새 하늘 새 땅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은총을 희망의 근거로 노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슈가 아닌, 계속적인 활동과 노력을 담보하는 것으로 만들자는 얘기였다.
연장선 상에서 이 목사는 지역 교회가 생태계를 보존하고 지키는 생명 보호 활동에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교회는 그 지역에서 다른 교파의 교회들, 다른 종교인들, 그 지역의 일반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하고, 생명 파괴의 거대한 파도에 맞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작은 씨앗들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