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숭의교회, 4개 교회분립…‘외줄타기 시도’

23일 ‘높은 뜻 하늘교회’ 창립예배..내년 1월 분립확정

서울 남산동 ‘높은 뜻 숭의교회’(담임 김동호 목사)가 내년초면 ‘높은 뜻 푸른교회’ ‘높은 뜻 하늘교회’ ‘높은 뜻 정의교회’ ‘높은 뜻 광성교회’ 등 4개 교회로 분립된다.

성도수 5천명을 훌쩍 뛰어넘는 높은 뜻 숭의교회는 김동호 목사가 2001년 10월 7일 숭의여대 소강당에서 첫 예배를 드리면서 창립됐다. 그 이후 매년 1천명씩 교인들이 늘어나 지금과 같은 대형교회로 성장했다.

‘높은 뜻 숭의교회’의 분립 결정은 이제껏 예배 장소를 제공해 온 숭의여대측이 지난달 학과 증설로 공간이 부족하다며 퇴거를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예배장소에 차질이 생기자 김동호 목사는 다른 예배장소를 찾거나 타교회처럼 성전을 건축하는 대신 독특한 방식으로 교회의 분립을 선택했다.

교회 해체와 관련, 김동호 목사는 최근 설교에서 “잘못 생각하면 대형교회가 각 곳에 지교회를 세우는 것과 같지 않나 하는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다른 교회들은 본교회를 놔두고 지역에 지교회를 세우는 반면 우리 교회의 경우 본교회가 아예 해체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형교회가 마치 영역 표시를 하듯이 지역에 지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본교회를 희생시키고, 지역교회를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겠다는 의도다.

교회 분립에 걸맞게 4개 교회에 해당한 담임목사와 교역자들도 각각 배치됐다. ‘높은 뜻 푸른교회’엔 전임목사 문희곤 목사 외 4명의 부교역자들이 ‘높은 뜻 하늘교회’엔 전임목사 이상윤 목사 외 4명의 부교역자, ‘높은 뜻 정의교회’엔 전임목사 오대식 목사 외 5명의 부교역자들이 ‘높은 뜻 광성교회’엔 전임목사 이장호 목사 외 5명의 부교역자 등이 임명됐다.

분립된 교회들의 예배장소를 확인한 결과 서울시 내 드넓게 분포돼 있었다. ‘높은뜻 푸른교회’는 숭의교회의 교육관이자 사무 공간인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높은뜻 하늘교회’는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훼밀리플라자에서, ‘높은뜻 정의교회’는 서울 쌍문동 정의여고 강당에서, ‘높은뜻 광성교회’는 서울 신수동 광성고 강당에서 예배를 드렸다.

한편, 김 목사는 분립된 교회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을때까지 각 교회를 돌아다니며 순회 설교를 할 예정이며 당분간 4개 교회의 대표를 맡을 계획이다. 이 같이 김동호 목사가 순회 설교를 한다고 하자 그의 유명세를 보고 찾아온 일부 교인들은 목사가 다니는 교회만을 찾아가 예배를 드리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 목사는 설교에서 “그런 분은 하나님의 사람이 되지 않고 김동호의 사람이 될 것”이라며 “이 다음에 천국에 가게 되면 하나님은 그를 못 알아보실 것이다”며 매정한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같은 ‘높은 뜻 숭의교회’의 ‘발전적 해체’에 타교회를 비롯해 상당수 기독인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으나 일각에선 “말이 분립이지 교회는 하나”라며 “숭의교회 분립은 말만 번지르르한 쇼”라는 폄훼 발언도 나오고 있다. 분립에 걸맞게 행정체제가 뚜렷히 구별되지 않은 이유에서다.

현재 4개 교회의 행정은 ‘높은 뜻 숭의교회’의 교육관인 ‘청아람’에서 사무국 직원들이 관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목사는 내년 1월까지는 4개 교회가 행정이나 정치적으로 완전 분립해 독자의 길을 걷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분립된 4개 교회가 들어설 지역 내 교회들의 시선도 그리 곱지만은 않다. 분립된 교회라도 각 교회의 교인수가 족히 1천명이 넘는 가운데 지역의 중소교회들이 선교 경쟁력 부문에서 느끼는 부담은 실로 크다. 다행히 ‘높은 뜻 숭의교회’가 그동안 복음전도 등 선교에 비중을 두기 보다 사회 봉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정책을 추친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한편, 분립된 4개 교회들이 자생력을 갖고 지역사회 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사실 창립된지 얼마 되지 않은 ‘높은 뜻 숭의교회’가 급속도로 성장한 데엔 김동호 목사의 유명세가 작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은퇴를 7년 앞둔 김 목사의 고민도 이것이다. 과연 분립된 4개 교회가 자신이 은퇴한 뒤에도 지역사회 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에 그의 모든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각 교회를 순회하며 설교하겠다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회가 든든히 서야 마음 놓고 은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회의 발전적 해체’라는 일을 벌인 김 목사는 어찌됐든 4개로 나눠진 교회들 중 한 교회인 ‘높은 뜻 하늘교회’에서 23일 창립예배를 갖고, 기대반 우려반으로 4개 분립교회의 수장으로서 외줄 타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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