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씨튼연구원 ‘생태영성과 예술’ 강좌가 10일 개강했다. 생태영성을 ‘예술’로 풀어내는 이번 강좌에는, 생태영성을 학술적으로 논했던 2009년 강좌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이지수 기자 |
‘EQ 감성지능’과 ‘SQ 사회지능’으로 인간지능의 혁명적 진화를 모색해온 세계적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앞으로 50년간 전세계를 장악할 새로운 인간 능력으로 ‘에코지능’을 제시했다. 인간과 자연의 상호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21세기를 열어나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
가톨릭 씨튼연구원(원장 최현민 수녀)은 이 ‘에코지능’을 기르기 위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장장 3년에 걸쳐 생태영성에 대한 학술연구를 펼쳐왔다. 종교간 대화를 지향하는 연구원인만큼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와 유교, 도교를 넘나들며 생태영성의 맥을 다방면으로 짚어왔다.
3년이 지난 지금, 최현민 원장은 “한계를 느낀다”고 말했다. 양질의 연구가 넘쳐났지만, 그것을 일반 종교인들이 이해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예술과 생태영성’. 글, 그림, 영화 등을 통해 생태영성을 표출하는 예술가들이 풀어내는 생태영성은 학자나 성직자들이 풀어내는 것과는 또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10일 성북구 동산동 골롬반선교센터 에서 개강한 <씨튼연구원 2010년도 종교대화 강좌 – 생태영성과 예술>은 2009년 강좌 때보다 사람도 많았고, 웃음도 많았다. 정홍규 오산자연학교 교장이 사투리로 “우리 동네는 할배도 할매도 어슬렁 걸어. 개까지도 천천히 걷는다니까”하자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사람들 마음을 열어낸 강사는 시골에서의 삶을 말하며 생태영성을 실천하는 삶이 왜 좋은가를 설득력 있게 전했다.
최현민 수녀는 “생태문제는 삶의 문제다. 활동가나 학자, 성직자 같은 소수의 사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생태영성을 삶에서 실천하게 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고 말했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회 열리는 이번 강좌에는 시인 김용택, 화가 연제식, 소설가 최성각, 사진작가 성기수, 영화감독 이강길 등이 강의한다. 이들은 모두 ‘생태’를 창작 소재로 활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강길은 새만금 다큐 ‘살기 위하여’를 만들었고, 성기수는 생태사진 전문 작가다.
최현민 수녀는 “그들의 삶과 예술이 사람들 안에 잠자고 있는 생태적 감수성을 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좌 첫 날 참석자들은 예술로 일깨우는 ‘에코지능’에 기대를 표했다. 박노욱씨(서울애화학교 교사, 35)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텃밭 가꾸기, 인스턴트 음식 안 먹기 같은 생태프로그램을 열고 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실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강좌를 통해서는 ‘내면적’ 생태영성을 고양시키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듯하다”고, 함동주씨(가톨릭환경연대 사무차장, 29)는 “실천과 영성을 접목시킨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은데,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이번 강좌는 가톨릭교인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강좌문의)02-741-2353, setondialo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