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교수(연세대 신과대)가 16세기 예수회 신부 하비에르의 삶을 추적하여 신간 <아시아 선교의 개척자 - 프란치스코 하비에르>(홍성사)를 펴냈다.
하비에르는 '예수회' 신부였기 때문인지 한국 개신교인들에게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김상근 교수는 하비에르가 세계 기독교 역사, 특히 아시아 기독교 역사에서 갖는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설명한다. 하비에르가 '아시아 선교의 개척자'였기 때문이다.
선교사로 부름 받은 하비에르는 1542년 인도의 고아 항구에 도착한다. 이후로 10여년 동안 인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지에서 기독교 복음을 아시아인들에게 전하고 1552년 중국에서 눈을 감았다.
김상근 교수는 아시아에서 하비에르가 쏟았던 땀과 열정을 보라고 말했다. "인도의 어떤 곳은 정말 지옥이 따로 없다. 그런 오지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열망 하나로 생애를 던진 하비에르였다"며 "대충대충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비에르의 헌신된 삶은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근 교수가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하비에르가 유럽인들 중 최초로 아시아와 유럽 사이에 '상호 이해적인 만남의 길'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16세기 이전에 시도된 유럽과 아시아의 만남은 타자(他者)에 대한 본격적인 이해를 추구하지 않았다. 몽골 군대의 유럽 침략, 마르코 폴로의 아시아 순례, 정화의 인도양 정벌 등이 그랬다. 그러나 하비에르는 순전히 타자(아시아인들)를 위해 아시아행을 감행했던 인물로, 그를 두고 김 교수는 "처음으로 아시아를 만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김 교수는 하비에르의 삶을 밀도 있게 구현하기 위해 그가 태어났던 스페인은 물론, 영적 지도자였던 이냐시오를 만났던 파리, 선교 대장정이 시작된 인도와 일본 등지를 탐방했다. 김 교수는 특히 하비에르의 도일(渡日)에 주목했는데, 이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전래된 복음이 동아시아의 끝에 있는 일본에 전해짐으로써 동, 서의 만남이 완성되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책은 하비에르를 일대기 순으로 좇았다. 풍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하비에르를 둘러싼 당시 정황과 하비에르의 육성을 생생히 되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