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 김기석 교수 ⓒ베리타스 DB |
김기석 교수(성공회대 신학과)가 잡지 <새길이야기>에 기고한 칼럼에서 리처드 도킨스의 무신론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과학과 종교가 손 잡아야 한다” 고 밝혔다.
김 교수는 도킨스의 무신론이 ‘종교적 근본주의’와 대치하고 있지만, 사실 도킨스 또한 또 하나의 근본주의, 즉 ‘무신론 근본주의’를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킨스는 그의 책(<만들어진 신>) 곳곳에서 종교 온건주의자들조차도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마치 독재권력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독선적이 되어버리는 것처럼 종교 근본주의자에 맞서 무신론 근본주의자 비슷하게 되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킨스가 종교와 과학을 상호충돌적인 관계로 이분화한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컨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질문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 자연과학적 접근과 인문학적(신학적) 접근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 보다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도킨스가 역사상 일어난 끔찍한 전쟁의 책임 대부분을 종교에 전가하는 것에 난색을 표했다. 20세의 가장 끔찍한 대량학살은 히틀러와 스탈린에 의해 일어났는데, “그 사건들이 완전히 종교와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주요 동기는 명백히 다른 것-파시즘, 인종주의, 공산주의-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 전쟁, 르완다 내전, 캄보디아의 킬링필드와 같은 사건도 그 근본적인 발발 원인이 ‘종교’에 있는 것은 아니며, 굳이 전쟁이 아니더라도 매일 기아로 전세계 1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는 현실과 에이즈나 말라리아로 인한 아프리카의 비극의 탓을 모두 ‘종교’로 돌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기석 교수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과학과 종교가 “손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주의 소비 문명이 생태계를 파괴하며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현실과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억압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유, 박애, 지성, 관용과 같은 가치가 필요하며, 이에 “종교와 과학이 더불어 손잡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석 교수의 이번 칼럼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대한 신학적 응답>은 그의 저서 <종의 기원 vs 신의 기원>을 요약·보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