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일부 목회자들이 이른바 ‘기장식 목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타 교단에 비해 기장의 목회가 ‘역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그 주된 원인으로 교단 신학교에서 ‘실천신학’이 소홀히 취급되는 현실을 꼽았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장의 목회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기장 목회와신학연구소 <실천신학 내에서 설교학과 예배·설교·선교의 관계> 세미나. 25일, 연구소 세미나실. ⓒ이지수 기자 |
25일 기장 목회와신학연구소(소장 이재천 목사) 주최로 열린 <실천신학 내에서 설교학과 예배·설교·선교의 관계> 세미나에서 조남신 예일신대 교수(설교학)는 자신이 기장 목회자로서 체험한 ‘기장식 목회의 한계’를 밝혔다.
조 교수는 기장에 ‘체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회에 있어서 ‘하나님의 임재 체험’과 ‘거룩 체험’이 정말 중요한데, 기장은 목회자들부터가 ‘체험’이 없으니 ‘힘들다’는 된소리가 나온다”며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면 절로 감사가 나오고 된소리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혼 구원’이라는 기본을 놓침으로 역동성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하루는 어머니가 내 설교를 듣곤 ‘그래서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시길래, 그 때서야 ‘내가 지적 유희에 빠져 있었구나’ 깨달았다”며 “기장식의 설교가 이렇게 목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어렵더라도 ‘영적 부담감’을 가지고 ‘구원의 터치(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실제 목양에 있어서도 ‘한 명의 성도’를 위해 열심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행동’이 너무 강조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말씀’이 뒷전으로 밀려나면서 행동할 동력마저 상실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장은 민주성이 너무 크다 보니 때때로 ‘말씀’의 중요성이 간과된다. 그러나 마리아와 마르다의 이야기에서처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씀’”이라며 “먼저 말씀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행위가 따라와야 힘이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기장에서 예식과 설교 사이의 무게 중심이 예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설교를 통해 나타나는 개혁교회의 역동성을 일부러 죽이면서까지 예전성(예식)에 치중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장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면 예배/설교/목회/상담/영성 등을 다루는 ‘실천신학’을 교단 신학교에서 강화해야 한다며, “한신대 신대원에 실천신학 관련 과목 편성이 정말 안 돼 있다. 실천신학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목회자들은 ”이번 세미나가 실천신학 연구의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