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사형과 인간의 존엄
서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기 때문에 피조물 중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이다. 사람이 죄를 지었다고 해서 형벌의 방법으로 존귀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아도 되는가?
인간이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은 고대시대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가장 잔인한 극형의 형벌이다. 사형은 응보와 범죄 예방의 목적으로 계속되어 왔다. 18세기에 체사레 베카리아가 사형폐지를 주장하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사형의 정당성을 주장해왔다. 사형은 큰 반성없이 응보와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국가에서나 종교계에서 지속되어 왔다.
18세기는 사형폐지가 제기된 시대이며, 19세기는 그 실표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비인도적인 문제점들을 연구하였고, 20세기에 들어서 사형은 반문명적 형벌로 규정되어 폐지하는 국가가 늘어났다. 이제 사형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편적 형별이 아니라 모살(謀殺)이나 반국가적 범죄 등 극히 일부에 국한하는 예외적 형벌이 되었다.
2001년 10월 30일 여야 의원 155명이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이것을 계기로 사형제도 폐지와 존치를 놓고 논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기도 하였다.
기독교계에서도 사형제도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형벌”이라며 사형폐지운동을 하였고 가톨릭의 김수환 추기경도 사형폐지운동에 앞장 서고 있다. 사형은 서양에서는 종교와 깊이 연관되어 있고 종교가 사형의 이론적 정당성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종교적인 이유에서 사형으로 처형당한 이단자들이 수없이 많았다. 예수와 그 제자들은 기독교가 공인되기 전 박해시대에 사형에 처해졌고,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는 로마시대에 사형시키는 처형대였다. 기독교가 국교가 되고 중세에 이르러 교회가 국가를 지배하는 시대가 되자 교회는 이단자라는 죄명으로 사람들을 처형하였다. 이 중에는 무고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사형으로 처형되기도 하였다.
이 글에서는 사형의 역사적 고찰과 현황, 사형존치론과 사형폐지론의 주장에 대해 기독교 윤리적인 고찰을 하려고 한다.
* 본지는 유석성 교수의 저서 「사형과 인간의 존엄」(한들출판사)을 저자의 동의하에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