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반도 평화체제의 완성은 ‘평화통일’

문익환 목사 방북 21주년 기념 토론회

늦봄 문익환 목사의 방북과 4.2 남북공동성명 21주년을 맞아 (사)통일맞이(이사장 김상근)가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2 공동성명발표 21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념토론회에서는 이화여대 서보혁 교수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과 10대 쟁점’을 주제로 기조 발제했다. 서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둘러싼 주요 관련국들의 입장을 정리하고, 평화체제와 관련된 주요10가지 사안들을 발표했다.

먼저 한국의 입장에 관해 설명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당사자는 남북이라는 인식 하에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도 남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평화체제가 수립되기 위해서는 "평화협정 체결보다는 남북 간 상호 신뢰 구축과 군축이 선행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이라 설명했다. 또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 “한국은 주한미군이 한미 간의 문제로, 평화체제 구축과는 별개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이와 같은 한국의 입장에 관해 “현실적으로 북핵문제가 해결의 결정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태에서 평화체제 논의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2공동성명 발표 2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서보혁(이화여대 연구교수,가운데)교수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 10대 쟁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김정현 기자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북한의 입장과 관련해선 △북한은 전통적으로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확보, △궁극적으로는 북한체제로의 통일 달성을 위한 전략적 과제로 파악,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 △남북 불가침 선언과 군축이라고 했다. 서 교수는 또 “북한은 두 차례의 핵실험을 제시해왔으나 기본 입장은 북한과 미국을 당사자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이라며 “이는 북한이 북미 평화협정 체결 혹은 관계 정상화를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안보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핵 보유 및 능력 강화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해선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북한 변화의 안정적 관리를 통해 미국의 지속적인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 미국은 한국과 같이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반도의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지지하면서도 다만 평화체제 확립 이전까지는 정전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인 동시에 평화체제 전환 문제가 남북한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 져야 한다는 입장도 갖고 있다고 했다. 서 교수는 “이는 중국이 평화체제 전환과 관련, 남북한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하는 이중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핵심 쟁점인 ▲평화체제의 법적 성격과 구성▲평화협정의 당사자▲전쟁종식 및 전후 처리 방안▲군비통제 방법론▲한반도 비핵화와의 관계▲평화 관리 및 보장방법▲한미동맹관계▲동북아 안보협력과의 관계▲남북관계와 통일문제▲대내개현과제 등의 10가지 핵심 쟁점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체제 구축과 어떤 관계에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재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비핵화의 우선순위를 두고 관련국가간 입장이 통일되지 않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의 관계 설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의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문제는 6자회담에서 ‘선 비핵화’, 혹은 ‘선 평화체제 전환’의 극단적은 두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된다고도 했다.  그는 “그러나 두 입장을 연계해서 상호조율 된 조치를 취할 것으로 합의 됐기 때문에 향후 과제는 두 입장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 시키고 둘을 병행 추진할 시간표와 방식을 협의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교수 “ 그러나 “현재와 같이 6자회담과 남북, 북미 회담 등 모든 대화의 창이 닫혀 있는 것은 두 문제 모두에 무익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21년 전 방북에서 “문익환 목사는 대화창구의 일원화를 반대하는 한편, 민간차원에서 대화가 활발히 진행됨으로써만 남북 당국과 양측 국회사이의 대화도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면서  "그동안 평화체제를 포함한 안보관련 논의가 정부에 의해 독점되어온 점을 감안할 때 문 목사의 견해는 오늘에 더욱 빛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4.2 성명서에서 문 목사가 강조하고 북에 의해 수용된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 해소와 다방면의 접촉 및 교류와 점진적 연방제 통일방안은 오랜 남북의 입장 차이를 해소하고 평화와 통일을 병행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놨다면서 "이제 우리는 그 가능성을 현실화 시킬 사명 앞에 서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서 교수는 “4.2 성명은 한반도의 평화정착은 남북의 주도로, 통일을 지향하는 시각에서 추진돼야 함을 명확히 했다” 면서 “그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사명 앞에 서 있는 우리가 한반도에서 평화체제의 완성은 통일로 가능하고 통일은 반드시 평화적으로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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